↑ 올해 상반기 3590가구 이주가 예정돼 있는 반포주공 1단지 전경. [매경DB] |
상반기에 6000가구에 육박하는 서초구 대단지 이주도 예정된 터라 올해에도 전세 시장이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매일경제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올해 강남 4구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총 23개 단지 1만265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37개 단지 1만6795가구가 입주했던 것에 비해 25%나 줄었다. 최근 강남 4구 5개년 평균 입주 물량(1만3468가구)보다도 816가구 적다.
임대차2법 시행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는데 올해 입주까지 줄면서 강남 전세 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전세 시장 불안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입주 예정인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고덕자이'(1824가구), '서초그랑자이'(1446가구), '디에이치자이개포'(1996가구), '위례포레샤인17단지'(1282가구) 등 네 곳이다. 강남 4구 중에는 고덕자이가 입주하는 강동구가 그나마 4008가구로 물량이 가장 많다. 강남구가 3260가구, 서초구가 3214가구, 송파구는 2170가구가 입주한다. 서초그랑자이와 디에이치자이개포 등 대단지가 입주하며 강남·서초구 입주 예정 물량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최근 2년간 대규모 신축 아파트가 공급됐던 고덕지구 입주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강동구 입주 물량은 지난해 9159가구에서 4008가구로 반 토막 났다.
이에 부동산업계에서는 문재인정부의 강화된 재건축 규제가 내년 입주 물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단지 이주가 발생하면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더라도 전세 시장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재건축 규제 등으로) 현 정부가 입주 물량을 만들어놓지 않으면서 특히 내년부터 그 영향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상반기 반포주공1단지 3590가구 대단지 이주가 예정돼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오는 4월부터 이주를 시작하고, 3주구도 상반기 이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초구 방배13구역에서도 2300가구 이주가 상반기 예정돼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이미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며 "시장에 전세 물량이 많지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전세 재계약 비율이 73%에 달했다"며 "유통 매물 자체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까지 감소한다면 전세 시장 불안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권한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