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시장 긴급점검 ◆
↑ 창구 일부 증권사가 신용대출 한도가 소진돼 신규 신용거래융자를 중단하고 있다. 15일 서울시내 한 증권사 영업점 상담 창구에서 고객들이 투자 상담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이에 지난해 9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한도 소진으로 잇달아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신용대출 중단과 재개는 이후에도 연말까지 여러 증권사에서 반복됐다. 보통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 신용대출을 할 수 있지만 주식담보대출 등과 한도를 통합해서 관리하기 때문에 실제 개인 고객을 상대로 한 신용대출은 자기자본의 50~60% 정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대출 급증 현상은 올해 초에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증권사 신용대출은 1조7000억원 이상 늘었다. 매일 1000억원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에는 평소보다 2~3배 많은 3300억원이 증가했다.
올해 들어 신용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 신용대출은 이달 4일부터 14일까지 9거래일 동안 39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그다음은 3300억윈이 늘어난 미래에셋대우증권이다.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도 개인 고객이 급증하면서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다.
연초 급증하는 신용대출 기류 속에 한도를 다 소진한 증권사들은 '수도꼭지'를 다시 잠그고 있다. 우선 삼성증권이 지난 13일부터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대신증권은 오는 18일부터 신용대출로는 주식 매수가 불가능하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연초 신용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다른 증권사들도 한도 소진이 임박해 언제 중단에 나서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속속 신용대출을 중단한다는 건 대출위험을 관리해야 할 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대출에 의존한 주식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신용대출이 무서운 건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금리가 은행 신용대출보다 높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현재 연 2~4% 수준이다. 마이너스통장이기 때문에 이자는 쓰는 만큼 내면 된다. 하지만 증권사 신용대출 금리는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연 3.9~9.5%로 은행보다 훨씬 높다. 이자 계산법도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많은 곳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체차법보다 소급법을 채택하고 있다.
은행 마이너스대출은 이자만 제대로 내면 강제 상환(기한이익 상실) 부담이 없다. 반면, 증권사 신용대출은 주가 변동성이 심한 경우 강제 상환에 해당하는 반대매매 리스크가 올라간다. 지난해의 경우 코스피가 연저점 대비 97%, 연중 30% 올라 반대매매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덜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스피가 15일 3100까지 오르며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보여줘 상황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반대매매 리스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보통 반대매매는 대출 시점보다 주가가 30% 초과해서 빠질 경우 발생하기 때문에 코스피 3200을 기준으로 아직 여유는 있지만 코로나19는 물론 물가상승, 금리인상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평가다.
특히 신용대출 잔액이 5조원일 때와 20조원일 때 반대매매에 따른 악순환 효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증시 폭락→반대매매→증시 폭락'이라는 악순환 충격이 산술적으로만 봐도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으려면 증권사에서 요구하는 추가 증거금을 납입해야 하는데 은행 신용대출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점도 지난해와 비교해 나쁜 환경이다.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 측은 만 30세 미만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