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금융위원회가 한국증시 '공매도 금지 연장 불가'입장을 밝혀서 오늘 한국 증시 분위기는 어떨지 궁금한데요. 앞서 미국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불거진 탓에 어두운 분위기였습니다.
다소 어수선했던 뉴욕증시,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가져와 보았어요.
1. 텍사스 법원 "삼성, 中법원 통해 특허료 판결 방해 불가"
2. 민주당, 트럼프 탄핵 소추안 발의…흔들리는 트위터·페북
3. '테슬라 잡아라~!' 루시드 등 상장논의에 SPAC주 30% 급등
4. 경쟁 숨가뿐 전기차 시장…GM "LG화학 손잡고 테슬라 이길 것"
5. JP모건, "니오 목표주가 50→75달러로"
6. 올해도 뉴욕증시 달굴 IPO…이번 주 어펌·펫코 목표가 산정
◆ 美텍사스 법원 "삼성전자, 중국 법원 이용해 미국 법원 특허료 판결 방해할 수 없어"
한국 삼성전자와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간 특허료 분쟁에 대해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는 에릭슨과의 특허료 분쟁을 위해 중국 법원을 이용해 미국 법원 결정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결정을 내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11일(현지시간) 텍사스 연방법원의 로드니 길스트랩 판사가 이같은 입장을 밝혔는데요.
지난달 10일 에릭슨은 텍사스 연방법원에 "삼성전자가 프랜드(FRAND) 원칙을 위반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TV 등에 에릭슨 이동통신 특허 기술을 사용했다"면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로열티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삼성전자 제품 수입 금지를 요청했죠.
삼성전자와 에릭슨은 지난 2014년 상호 특허 사용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연장을 두고 갈등 중입니다. 에릭슨은 프랜드 원칙 등을 들어 특허료를 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삼성전자는 반대하는 입장인데요. 프랜드 원칙이란 표준 특허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특허료를 산정해야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같은달 7일 중국 우한 법원에 에릭슨 특허 로열티 수준을 결정해달라는 소송을 낸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11일 텍사스 연방 법원이 중국 법원의 결정은 미국 법원 결정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미리 못 박은 셈입니다.
◆ 민주당, 트럼프 탄핵 소추안 발의…트위터·페이스북이 끌어내린 나스닥지수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트럼프 탄핵 정국'과 이에 따른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규제 우려가 새삼 부각되면서 다소 우울한 분위기 속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대형 제조업 위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0.29% 낮은 3만1008.69에 거래를 마쳤는데, 지수 내 비중이 큰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BA ▼1.48%) 주가를 따라 흔들렸습니다.
앞서 9일 인도네시아 스리위자야 항공사 여객기가 자카르타 공항 이륙 후 연락 두절됐다가 추락한 채 발견됐는데 해당 비행기가 보잉 737-500기종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2018년 '인도네이시아 라이언에어(보잉 737맥스 기종)전원 추락사건' 악몽을 떠올린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섰는데요. 다만 미국 베어드 증권이 보잉을 '올해 회복을 기대할 만한 최고의 주식'으로 꼽는 등 낙관적인 의견이 나오면서 2%대에서 1%대로 낙폭이 줄었습니다.
한편 '대형주 위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6% 떨어진 3799.61, '기술주 위주'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1.25%떨어진 1만3036.43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S&P 500을 기준으로 지수 내 시총 비중이 20%선인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알파벳)과 트위터, 테슬라 주가 급락이 가팔랐던 탓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애정 SNS'로서 한 때 많은 관심을 끈 트위터(TWTR)는 정치 역풍을 단단히 맞았습니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6.41% 떨어져 페이스북보다 더 낙폭이 컸는데요. 트위터 시총은 383억2000만달러로 하루 새 50억 달러 쪼그라들었습니다. 트위터와 페북이 반(反)민주주의 선동 콘텐츠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가뜩이나 IT공룡 독점 규제에 나선 민주당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될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우려한 결과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수조 달러' 규모 메가 부양책 윤곽을 잡아 오는 14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는 했지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증시 조정 가능성이 꾸준히 시장에 흘러드는 분위기입니다. 11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가 강력한 경제 회복을 할 것"이라면서 "올해 테이퍼링(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줄이는 것) 아이디어도 열려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시장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테슬라 잡아라~!' 루시드 등 전기차 상장논의에 SPAC주 급등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특히 전기차 스타트업들 우회 상장 통로로 뜨고 있습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처칠캐피털 IV (CCIV) 주가가 직전 거래일보다 31.61% 급등했고 프로퍼티솔루션(PSAC)은 18.81% 뛴 채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두 업체 모두 SPAC인데요.
CCIV는 회사가 고급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를 최대 150억달러에 인수해 상장시키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블룸버그통신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빠르게 올랐습니다. 캘리포니아 뉴어크에 본사를 둔 루시드는 '제2의 테슬라' 후보로 꼽히기도 하고 테슬라 강력 경쟁 후보로 거론되는 업체인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10억 달러를 투자한 회사입니다. 앞서 CCIV는 AT & T의 위성 텔레비전 사업부 다이렉TV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나온 적이 있지만 이제는 전기차로 관심을 돌린 모양입니다.
한편 PSAC도 전기차 스타트업 패러데이앤퓨처를 인수 합병해 상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가 뛰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패러데이 시장 가치는 30억 달러 선으로 평가받습니다. 다만 PSAC는 부동산 분야 스타트업 인수합병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던 회사입니다.
일반적인 의미의 IPO(기업공모) 뿐 아니라 SPAC을 통한 우회 상장도 투자 열기 한 가운데 있죠. 매튜 케네디 르네상스캐피털 수석 전략가는 "SPAC 붐은 지난 해보다 올해 더 커질 것"이라면서 "2021년 첫 주간 SPAC 28곳이 우회 상장시킬 회사 지분 인수를 위해 6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언급했습니다.
◆ '테슬라 추격전' 숨가뿐 전기차 시장…GM "LG화학 손잡고 테슬라 이길 것"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1%넘게 빠진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한국 투자자들 매수 1위를 달리면서 '국민주식' 처럼 등극한 전기차 테슬라(TSLA) 주가가 하루 새 7.82%떨어지면서 1주당 811.19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다소 우울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테슬라는 '루시드 우회상장설'을 의식한 탓일까요? 아니면 지난 8일까지 기준으로 올해 주가가 25%뛰는 등 그간 너무 올랐던 탓일까요? 이날 주요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테슬라 목표 주가를 기존 500달러에서 900달러로 무려 1.8배 올려 잡았는데 정작 이날 주가는 8%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주 시가총액이 8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페이스북 시총을 제쳤는데 11일(총 7689억2800만 달러)에는 다시 7000억달러 선으로 내려갔군요.
다만 페이스북(FB)도 주가가 4.01% 떨어지면서 시총 7315억5500만달러를 기록하는 바람에 테슬라는 여전히 미국 시총 상위 5위 기업입니다. 주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BofA는 테슬라 투자 의견을 '중립(비중 유지)'로 유지하면서도 테슬라 주가가 상승 궤도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목표치를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전기차 시장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루시드 상장 뿐 아니라 '미국 3대 대표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업체' 제네럴모터스(GM·△4.53%)의 압박도 눈에 띕니다. 11일 GM은 한국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날 GM의 더그 파크스 글로벌 제품개발 담당 부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넘어서기 위해 270억 달러를 들여 저비용 고효율 '얼티엄(Ultium) 배터리'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일본 혼다 자동차와 한국 LG화학 등 훌륭한 기업과 손잡고 있으며 최고의 스타트업들과 전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GM은 하루 전날 '모두의 전기차'라는 의미를 담은 새 로고를 발표했는데, GM 창립 110여년 역사 이래 회사가 로고를 바꾼 것은 이번 이 다섯 번째라고 합니다. 지난 해 매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GM은 전기차 분야에 현재 2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까지 투자금을 270억 달러로 늘릴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는데요. 파크스 부사장에 따르면 이 중 70억 달러가 얼티엄배터리 생산에 투입됩니다. LG화학과는 230억 달러 규모 합작 법인을 세워 내년 미국 오하이오 주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을 본격화한다고 합니다.
◆JP모건, "니오 목표주가 50→75달러로"
'중국판 테슬라'를 꿈꾸는 니오(NIO)는 테슬라와 반대로 11일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6.42% 급등했습니다. 앞서 9일 중국 청두에서 니오데이를 열고 테슬라 모델S의 경쟁 모델인 신형 플래그십 세단 ET7을 공개하면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팩 기술을 내년 4분기부터 ET7 최고급 사양에 적용한다고 밝힌 데 따른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날 니오는 유럽 연비측정 기준(NEDC)으로 한 번 충전 시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150㎾h 배터리팩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죠.
이를 기점으로 지난 주말 JP모건은 니오 목표 주가를 기존 50달러에서 75달러로 높이고 '매수(비중 확대)' 투자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앞서 테슬라에 대해서 목표 주가를 기존 90달러에서 105달러로 올리면서도 투자의견을 '매도(비중 축소)'를 유지한 것과 미묘하게 다른 반응입니다.
한편 GM·피아트크라이슬러와 더불어 미국 대표 자동차 제조업체인 포드(F △3.33%)는 이날 브라질 조립 공장 3곳을 폐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조조정의 일환인데 100년 넘게 운영해온 브라질 공장 사업 정리를 위해 41억 달러 상당의 지출을 해야 하지만 이를 통해 남미 지역 전기차 사업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전기차가 인기이기는 한데 사업에 뛰어든다고 무조건 주가가 뛰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중국 IT공룡 바이두가 중국 지리자동차와 손잡고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11일 나왔는데 이날 뉴욕증시에서 바이두(BIDU) 주가는 8.62% 급락했습다. 다만 니오와 더불어 뉴욕증시 상장 '중국 전기차 3형제'로 꼽히는 리오토(LI ▼4.40%)와 샤오펑(XPEV ▼2.42%) 주가가 하락했고 중국 IT기업 핀둬둬(PDD ▼4.58%)와 넷이즈(NTES ▼4.69%)도 전반적으로 낙폭이 컸습니다.
◆ 올해에도 뉴욕증시 달굴 IPO…이번 주 어펌·펫코 목표가 산정 작업
이번 주는 2021년 뉴욕증시 기업공모(IPO)가 본격 출발하는 주간입니다. 11일(현지시간) IPO리서치업체 르네상스캐피털에 따르면 앞으로 사흘 동안 적어도 8개 기업이 IPO 목표 가격을 정합니다. '페이팔마피아' 조직원(?)인 맥스 레브친이 공동창업한 온라인 소비자 대출 업체 어펌과 모바일 게임업체 플레이티카, '제2의 츄이'를 꿈꾸는 반려동물 용품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펫코, 헬스·패션 전문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포시마크가 IPO 목표 가격을 정할 예정입니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8개 기업 IPO 규모만 50억 달러 선이 될 것으로 보여 주간 단위 기준으로 5년 만에 최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2000년 초반 버블닷컴 이후 찾아온 최고의 기술주 호황 장세 속에 시장 분위기 상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공모주 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금융데이터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해 IPO를 통해 뉴욕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은 스노우플레이크와 레모네이드 도어대시, 에어비앤비 등 총 203곳으로 이 업체들이 끌어 모은 자금만 해도 830억달러입니다. 팔란티어 같은 직접상장 업체나 니콜라처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을 통해 우회상장한 업체들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올해 1분기(1~3월) IPO를 통해 상장할 업체들로는 손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한 한국 쿠팡 뿐 아니라 청소년 인기 온라인 게임업체 로블록스, 명품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마이테레사, 신선 식품 온라인 상거래·배달 플랫폼 인스타카트 등이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실제 상장 일정이나 거래 시작 시간은 구체적으로 미리 알기 어렵고 IPO '목표 가격'과 달리 실제 가격은 이보다 100%높게 형성돼 거품 논란이 일기도 합니다.
다만 중국발 코로나19 사태로 '전례없는 유동성의 시대'가 온 후로는 월가에서도 '적정 가격' 인지 '거품 가격'인지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일례로 크레딧스위스의 데이비드 허머 글로벌 주식·채권 시장 책임자는 "지금의 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지금 저금리 속에서 리스크를 기꺼이 떠안는 시대에 있고 이런 때에는 IPO가 빛난다"고 언급했는데요.
그래도 상장 초기 주식은 '주가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