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40·50대 10명 중 3명 정도만 노후준비가 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의 경우 은퇴 후 퇴직급여를 받지만 이 금액만으로는 자녀교육과 결혼을 준비하기에 턱없이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보험개발원이 보험통계와 자체 설문조사, 통계청, 국민연금 등의 통계를 분석해 발간한 '2020 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40·50대 비은퇴자들은 은퇴시 받을 퇴직급여가 평균 9466만원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퇴직급여의 사용 용도로 87.7%가 노후생활비로 쓰겠다고 답했지만 은퇴 후에도 자녀 교육·결혼 등의 비용지출이 많을 것으로 응답했다. 예상 자녀 교육비는 평균 6989만원, 예상 자녀 결혼비용은 평균 1억194만원으로 나왔다. 응답자의 15%가 자녀 교육비로 1억원 이상을 예상했고, 15.4%는 결혼비용으로 1억5000만원 넘게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후에 필요한 최소 생활비는 부부 평균 227만원, 1인 평균 130만원이라고 각각 대답했다. 적정 생활비의 경우 부부 평균 312만원, 1인 평균 183만원이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보면 가구 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은 은퇴 전 평균 6255만원에서 은퇴 후 2708만원으로 감소했다. 은퇴 후 소득은 부부의 최소생활비를 대기에도 빠듯한 셈이다.
40·50대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 자산의 53.3%를 보유하지만 보유 자산이 실물(75%)에 편중돼 있고 실물자산의 90% 이상이 부동산이어서 노후에 유동성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보험개발원은 분석했다.
은퇴준비 현황을 보면 40·50대 대부분이 노후준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충분한 노후준비가 되어있는 응답자는 31.3%에 불과했다. 이들의 노후준비 방법으로는 공적연금(51.0%)이 가장 높았으며 연금보험 등 사적연금 활용도는 7.2%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소득 부족 등 이유로 고령자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한 계속 취업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향을 보였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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