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신년기획 Rebuild 한국증시 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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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을 찍은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이날 종가가 표시된 전광판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 [김호영 기자]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전 세계적 위기 때마다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무려 24조827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이 지난해 63조9240억원을 매수하지 않았다면 시장 상황은 암울할 뻔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MSCI 선진국지수 변동성은 신흥국지수보다 20% 낮았다.
증권업계 평가에 따르면 한국 증시 체력은 이미 선진국 기준을 넘어섰다. 매일경제가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과 함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조건을 분석한 결과 한국 증시는 정량적 평가에 따라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FTSE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지수는 이미 한국을 선진국지수에 포함했는데 유독 MSCI만 제외한 상태다. 2009년 9월 21일 FTSE가 한국을 선진국지수에 포함했을 당시 코스피는 1700대였지만, 불과 20개월이 흐른 2011년 5월 2200에 육박한 것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효과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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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는 선진국 편입 여부로 △경제 발전 수준 △증시 규모와 유동성 △시장 접근성 등 세 가지 조건을 따진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시장 접근성 분야에서만 미달할 뿐 나머지 조건은 충족한 상태다. MSCI 선진국지수는 1인당 국민소득이 최근 3년 동안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상위 25% 이내에 들면 선진국 경제로 분류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019년 기준 한국 1인당 국민소득은 3만2000달러로 세계 24위, 상위 10% 수준"이라며 "지난해 원화값 상승과 주요국 대비 빠른 경제 회복 영향으로 23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규모와 유동성 측면에서도 한국시장은 선진국 기준을 충족한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하려면 시가총액 36억6100만달러(약 3조9800억원), 유동 시가총액 18억3000만달러(약 1조9900억원) 이상이면서 연율화거래대금비율(AVTR)이 20%를 넘기는 종목이 5개 이상이어야 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종목은 74개에 이른다.
다만 한국은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아직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MSCI는 평가한다. 시장 접근성은 글로벌 투자 자금의 한국 증시 유출입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 트라우마 여파로 외환시장 추가 개방에 소극적이라는 것이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