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1월 05일(17:5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소시어스PE-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하 소시어스-웰투시 컨소)가 (주)두산의 유압기기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잔금 납입을 마친 뒤 약 6개월 만에 거래를 종결시켰다. 이로써 두산그룹의 자구안은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게 됐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시어스-웰투시 컨소는 전일 (주)두산의 유압기기 사업부(이하 모트롤BG) 인수를 위한 잔금을 납입했다. 총 인수가격은 4530억원이다. 컨소시엄은 국내 기관들로부터 약 2090억원을 모아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핵심 출자자(LP)들이 대거 출자자(선순위 에쿼티)로 참여했다. (주)두산은 후순위 출자자로 이름을 올리며 약 400억원을 책임졌다.
시장 관계자는 "(주)두산이 후순위를 책임지는 구조라 기관들의 반응이 괜찮았던 편"이라며 "두산 입장에선 향후 그룹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도 한 것"이라고 거래 구조를 설명했다.
지난해 7월 두산그룹은 모트롤BG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모건스탠리PE와 소시어스-웰투시 컨소를 선정했다. 매각 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는 인수 후보 간 경쟁이 심화된 점을 감안해 우선협상자로 두 곳을 뽑는 전략을 취했다. 통상 우선협상자와 차순위협상자를 한 곳씩 점찍어두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였다. 두 달 뒤 두산그룹은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와 바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초기만 해도 소시어스-웰투시 컨소가 자금을 모집하기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매각 승인 절차가 남아있었을 뿐 아니라 컨소시엄의 자금 동원력에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지난 상반기 로젠택배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출자자 모집에 실패해 거래를 완주하지 못한 바 있다. 정책 상 불확실성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모트롤BG 매각을 승인(12월 28일)하며 해소됐다. 컨소시엄은 두산의 후순위 출자 참여, 과거 인수 이력(HSD엔진, 옛 두산엔진) 등을 내세워 기관 마케팅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출자자들이 모트롤BG의 현금창출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던 편"이라며 "지주사 역시 국내 컨소시엄에 파는 것이 다양한 외부 여건,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모트롤BG의 전신은 (주)두산의 건설기계 및 방위산업용 유압기기 제조 사업부다. 두산그룹은 채권단과 이행하기로 약속한 자구안에 따라 모트롤BG 매각을 추진했다. 해당 사업부만 물적분할로 떼어내 팔기로 한 것이다. 2019년도 매출액은 5627억원, 영업이익은 389억원이었다. 현금창출력을 뜻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500억원 수준이었다.
두산그룹의 자구안은 이로써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골프장 '클럽모우'를 비롯해 네오플럭스,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사옥 등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두산건설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고 하지만, 이미 그룹 차원에서 자구안을 충분히 이행한 단계"라며 "우려에 비해 비교적 속도감있게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