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신년사 3대 키워드는 '디지털·글로벌·고객'으로 요약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KB만의 강점을 살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넘버원 금융 플랫폼, 온리원 금융 서비스를 만들자"고 밝혔다. 윤 회장은 '넘버원' '온리원'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대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말을 인용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기존 비대면 플랫폼에 안주하지 말고 고객의 종합 자산 관리가 가능한 획기적인 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금융권도 키워야 한다고 밝힌 윤 회장은 "자동차, 부동산, 헬스케어, 통신 등 비금융 플랫폼을 성장시켜 새로운 영역의 진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인공지능(AI) 기반의 금융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겠다"고 화답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전한 신년사는 금융을 전쟁터에 비유할 정도로 비장했다. 그는 "'병형상수(군대는 물처럼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처럼 변화해야 하며 그 중심은 디지털 혁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빅테크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에 최적화된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금융 산업이 변곡점에 섰다고 진단하고 국내보다는 국외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 금융 회사들의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하나 하나금융그룹은 20%에 불과하다"며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잡아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전반적 화두인 ESG(환경·책임·투명경영)도 언급했다. 그는 "ESG 중심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속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위기 속에서 성장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작년 금융권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된 가운데 증권·보험 계열 포트폴리오가 아직 없는 우리금융은 수익성 부문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아직 경쟁 그룹들보다 그룹에 채워야 할 사업 포트폴리오가 많다는 점은 그만큼 우리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돈을 잘 버는 것도 필요하지만 비용 통제가 더 중요하다면서 "국내 타 금융그룹에 비해 우리금융의 CIR(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는 과도하게 높아 인적·물적 자원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이날 "디지털 혁신은 물론 점포 효율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사이자 신년사를 발표한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농협금융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빅테크·핀테크 기업
[문일호 기자 / 김혜순 기자 /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