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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한 2020년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1.33(1.47%) 오른 2861.8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초 2197.67 대비 30.8% 오른 수준으로 종가 기준 역사상 최고치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코스피는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3월 코스피는 급격한 내리막을 탔다. 특히 3월 13·19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장중 8% 넘게 급락했고 두 시장의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2001년 미국 9·11 테러로 증시가 폭락한 이후 19년 만이다
장중 최저점인 1439.43까지 급락한 코스피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하는 강한 매수세와 글로벌 경기부양책 효과로 4개월 만에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후 코스피는 파죽지세로 치솟았다. 11월 23일 종가 2602.59를 달성,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고 이달 들어서는 사상 최초로 2800포인트를 돌파했다.
단연 '동학개미'가 올해 증시의 주역이었다. 지수가 1400선까지 무너지자 개인투자자들은 저가매수 전략을 적극 활용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물량을 꾸준히 매수했다. 이후 11월에는 외국인이 바통을 이어받아 거센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를 최고점까지 밀어올렸다.
◆"내년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린다"
최고가 랠리가 이어지면서 내년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코스피 상단이 3000포인트를 웃돌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중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최고치를 3300으로 제시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타깃은 3200포인트"라면서 "이는 주당순이익(EPS) 상향에 따른 것으로 내년 코스피 순이익은 135조6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52%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봄에는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단기 급등한 코스피는 부양책·백신 등 재료 소진에 따라 연말연초에 소강 상태에 진입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차익실현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위기는 '경기·증시가 너무 좋아서' 생기는 문제, 즉 유동성에서 올 것이란 의견이다. 특히 내년 3월 공매도 재개, 기술주에 대한 반독점·디지털세 움직임, 일시적인 달러 강세 되돌림 등을 상반기에 주의해야 할 리스크로 꼽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상단을 3200으로 제시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국내 증시는 과거 2004년~2007년처럼 글로벌 대비 밸류에이션 할인 폭을 줄여갈 것"이라며 "저금리로 투자 대상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60조원을 넘고 있는 증시 대기자금(예탁금)으로 지수 하단도 과거보다는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대신증권이 3080포인트를 상단으로 제시했고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흥국증권 등도 3000을 최고점으로 전망했다 .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높은 수익률은 내년의 높은 수익률을 보증하지 않는다"면서 "경험에 기반하면 오히려 내년에는 다른 주식시장 대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는 성과가 좋았던 이듬해에는 부진했던 경우가 많았다.
실제 MSCI 달러지수 기준 1998년 138% 오른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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