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65포인트(0.09%) 내린 2805.95에 거래되고 있다. 당초 코스피의 올해 현금배당락 지수가 배당락 전일인 28일 종가지수 2808.60포인트 대비 44.27포인트(1.58%) 낮은 2764.33포인트로 추산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코스피는 사실상 1.5% 가량 강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견고한 지수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개인투자자다. 개인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에서 1조2000억원이 넘는 물량을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치는 중이다.
그간 개인들은 대주주 양도세 요건을 피하기 위해 순매도 기조를 이어왔다. 지난 23일 3859억원을 팔아 치운 이후 24일에는 8031억원, 전날에는 9460억원 각각 순매도하며 배당 수익보다는 양도세 부과를 위한 대주주 요건 강화 규제를 회피하는 쪽을 선택했다. 소액 개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장주식을 매매할 때 양도세를 내지 않지만,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 개인은 양도 차익의 22~27.5%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반면 기관은 정반대의 수급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배당락을 앞두고 꾸준히 물량을 담으며 개인 투자자 매물을 소화했다. 동학개미가 던진 매물을 기관이 받아낸 것이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배당 확대 등을 기대하며 지수선물을 매도하고 주식현물을 매수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상승은 제한되고 있다. 배당락 이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하는 차익거래 매물이 대거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 시각 현재 기관은 1조원이 넘는 물량을 뱉어내고 있고 프로그램 매매도 2800억원 가량 매도우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락 이후 프로그램 매물 출회 가능성은 경계해야 할 수급 변수"라며 "현 상황과는 정반대의 기관 차익거래가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은 2.2% 가량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중 947.42포인트까지 오르며 사흘 만에 950선을 재등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코스닥 지수는 12월에 약세를 보인다"면서 "대주주 요건 등을 이유로 배당 이전에 매도하려는 수요가 있어서 대체로 4분기 흐름은 부진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이 강할 때에는 예외적으로 4분기에 강세를 보이기도 한다. 작년이 좋은 예다. 당시 코스닥 지수는 11월 말 632.99포인트에서 669.83으로 12월 한달 간 약 6% 올랐다.
정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배당락 이후에 주가가 상승할 때 이전 고점대를 돌파하느냐의 여부"라면서 "일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4분기에 강세를 보였다면 4분기 고점이 중요한 지지 저항의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6년 초에는 2005년 말의 고점대를 넘지 못하고 조정폭을 확대했고, 2018년
그는 "최근 고점대는 954.34포인트"라며 "배당락 이후 내년 연초에 이 지수대의 돌파 여부에 따라서 중기적인 흐름의 변화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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