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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손병환 행장을 차기 회장에 오를 단독 후보자로 선정했다. 농협금융은 이 같은 임추위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고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2년이다.
공석이 되는 농협은행장 선임을 위해 연내 임추위가 가동돼 내년 초 차기 행장도 결정된다. 농협금융 지배구조는 중앙회가 지주 지분 100%를, 지주는 농협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1월 27일 김광수 전 회장(은행연합회장)이 사임한 후 농협금융 임추위는 내외부 인사 70명을 추리고 검증을 진행해왔다. 전직 관료와 은행장 출신 등 기라성 같은 후보를 모두 제치고 손 행장이 낙점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결과를 놓고 금융권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역대 두 번째 내부 승진인 데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이 60대인 데 비해 손 후보자는 58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도 전직 관료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지만 내부 출신으로 결정됐다.
임추위 관계자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후보자 선정을 위해 내외부 후보군을 주요 항목에서 비교 검증해왔다"며 "손 행장은 기획력을 갖춘 데다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손 행장은 1962년생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농협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이다. 특히 2015년 스마트금융부장 재임 시 NH핀테크혁신센터 설립, 국내 최초 오픈 API 도입 등 농협금융 디지털화에 앞장섰다. 오픈 API란 누구든지 프로그램 개발에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프로그래밍 명령어를 말한다. 이를 통해 은행 계좌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와 개인 간(P2P) 금융 서비스, 지로공과금 납부 등 핀테크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처럼 농협에 디지털 DNA를 심은 성과가 인정돼 지난 17일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한 '2020년 대한민국 금융대상'에서 은행 대상을 받기도 했다. 작년에는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과 경영기획부문장을 지냈다. 올해 3월부터 농협은행장을 맡았는데 코로나19 와중에도 우량한 실적을 기록했
또 유연한 조직을 뜻하는 '애자일 조직'을 만들어 디지털 전환(DT)에 박차를 가했고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을 위한 비대면 개인종합자산관리 서비스도 내놨다. 특히 지난 7월 손 행장은 데이터사업부를 신설하고 그 수장으로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영입하면서 농협 순혈주의 관례를 깬 바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