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신년기획 REbuild 디지털금융 ① ◆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야곱 달 아시아금융리더(사진)는 17일 매일경제와 서면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 금융이 '금융의 디지털화'가 아닌 일상 속 모든 분야로 확대되는 '새로운 삶의 플랫폼'이 된다는 설명이다. 달 리더는 맥킨지 홍콩사무소에서 디지털 금융의 선두 지역인 아시아 금융을 총괄하고 있다.
달 리더는 현재 디지털 금융 수준을 금융이 고객의 일상 활동을 부분적으로 포섭하기 시작하는 단계로 평가했다.
그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그랩이 싱가포르 통신사 싱텔과 손잡고 인터넷 은행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협업한 것이 좋은 사례"라고 꼽았다. 이는 인터넷 은행업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빌리티와 통신이 합쳐진 일상을 아우르겠다는 빅 픽처를 그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향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더해 유통, 물류, 제조 등 모든 산업으로 확대되는 게 디지털 금융의 미래가 된다.
맥킨지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연결된 생태계를 통해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가 60조달러(약 6경6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금융업에서는 의료, 자동차, 부동산, 전자상거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 등 5개 분야가 핵심 사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핵심 사업을 아우르고 확대하면 연결된 생태계를 좌지우지할 디지털 금융이 사실상 완성된다.
실제로 금융의 디지털화를 앞서가고 있는 나라와 기업의 행보를 분석하면 무차별적 영역 확대가 핵심 전략이다. 달 리더가 예를 든 국가는 중국이었다. 그는 "중국은 소비자가 쇼핑이나 외출 등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주택을 구매할 때도 소비자와 기업이 끊김 없는 경험을 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이 생태계에서) 안전한 지급 결제, 소비자 신용, 주택담보대출 등 서비스를 모두 연결하는 게 바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라고 덧붙였다.
달 리더는 중국에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한 주인공으로 텐센트, 알리바바, 핑안 등 이른바 빅테크 기업을 꼽았다. 그는 특히 "핑안이 과거 전통적인 보험사에서 벗어나 종합 서비스 기관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은 혁신의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핑안은 한곳에서 확보한 고객이 다른 분야에서도 계속 상품을 사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달 리더는 전통 금융기관에 "디지털 플랫폼 업체와 협력하는 동시에 경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플랫폼 업체가 제공하는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하면서도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 사례가 인도 최대 전통은행인 SBI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요노(YONO)'다.
요노는 SBI가 가진 전통 은행 이미지를 탈피하고 디지털에 올인한 결과 2600만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디지털 은행이 됐다. 요노 역시 보험 등 금융 상품뿐만 아니라 패션, 여행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판매해 고객을 대거 확보했다.
달 리더는 마지막으로 디지털 금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정책 역시 디지털에 걸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나 홍콩
[윤원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