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韓증시전망 ⑨ 반도체·장비 ◆
D램(RAM) 업황이 내년 상반기부터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성장성이 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처음으로 20조원대 매출이 기대되는 등 선전이 예상된다.
내년 반도체 업황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가 이어지며 세 번째 슈퍼사이클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주요 제품인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가 2년 연속 상승하는 구간을 말한다. PC 수요가 급증했던 1994~1995년을 1차, 클라우드와 서버 수요가 컸던 2017~2018년을 2차로 부른다.
세계 D램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작년에 37% 감소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용 노트북 등 비대면 수요가 늘며 5% 성장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로 시작된 비대면 수요가 다양한 기기에서 수요를 창출했다"며 "비대면 수요는 이제 메가 트렌드가 됐다"고 평가했다. 재택근무, 원격교육, 원격의료 등의 비대면 수요가 각종 반도체와 센서 수요를 이끌었고 5세대(5G)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를 위한 서버 수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증권은 내년 서버, 노트북, 스마트폰 수요가 각 6.6%, 2.5%, 12.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D램 시장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올해보다 14.4% 늘어난 683억달러, 낸드 시장은 2% 증가한 561억달러로 예상했다.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내년 국내에서 투자가 많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긍정론에 힘을 싣는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부문 투자는 189억달러로 올해와 비교해 20.4%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대만과 중국은 각각 156억달러, 168억달러로 7.1%, 7.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수석 연구위원은 "한국이 증가하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와 낸드 장비 투자 규모를 늘리기 때문이고, 중국이 감소하는 이유는 SMIC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 영향과 칭화유니그룹의 재정 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의 반도체 기업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 부문인 메모리 반도체와 IM(스마트폰) 외에도 성장성이 큰 비메모리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노 센터장은 "이미지 센서와 파운드리 모두 20%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1위 회사들(소니·TSMC)과 시장 점유율(50%대) 격차가 큰 상황"이라면서도 "기술 혁신을 통해 제품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어 새로운 1등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D램과 낸드 연평균 자본지출(CAPEX)은 각각 13조원, 12조5000억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37%, 19%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비메모리 CAPEX 규모가 10조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크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비메모리 반도체사업 매출액 20조원대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들의 내년 실적 전망치 컨센서스는 매출액 260조1408억원, 영업이익 46조4393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각각 9.2%, 25.6%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8만3000원으로 9만5000원을 제시한 증권사도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주력인 SK하이닉스는 D램 업황 회복의 수혜를 그대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윤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D램 가격이 반등하고 낸드 가격 하락폭은 완화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텔의 낸드사업 인수로 2022년부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 점유율이 30%까지 확대되면서 삼성전자를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내년 실적 전망치 컨
국내 양대 반도체 대표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예상되면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