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과 같은 가격인 7만3700원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보힙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에도 오전 10시30분 기준 1%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4일 장중 최고점인 7만4500원을 찍은 뒤 사흘 연속 횡보하는 흐름을 나타내며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지난달 중순부터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13일 6만3200원에 마감하며 종전 신고가인 6만2400원(올해 1월 20일)을 10개월 갈아치웠고 지난 4일에는 종가 7만원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주가에 조금씩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달 들어 16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판 삼성전자 주식은 각각 9186억원, 620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인이 1조5152억원을 매수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중장기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부담으로 일부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주가가 잠시 조정을 받을 때 매수에 나서거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주효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면서도 "D램 업황 개선을 감안하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 D램 업황은 내년 1분기 들어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예상보다 강한 모바일 수요로 공급업체의 재고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마이크론(Micron)의 정전이 발생,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실제 공급 차질 규모보다 구매 심리가 크게 자극돼 가격 협상력이 공급자 우위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50조8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부터 서버 D램 가격이 분기 기준 두자리수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가정해 내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 기존 대비 각각 0.8%, 4.4% 상향한 276조원과 50조8000억원으로 변경한다"면서 "최근의 주가 상승은 주가재평가 관점에서 이해하거나 2022년 이후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확신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특별 배당을 예상해볼 수 있는 삼성전자우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개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우를 1조2950억원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 중심의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우 역시
삼성전자가 연말 정기 배당금 외에 특별 배당을 추가로 실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경택 기자 kissmaycry@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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