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국 주식 가운데도 이른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모회사인 알파벳)'로 일컬어지는 대표 기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던 투자자들이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 9월 이후 그간 랠리를 이어온 기술주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투자자들도 제약, 전기차 등 신사업 분야와 더불어 오히려 그동안 관심에서 소외된 종목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최근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성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항공, 에너지, 유틸리티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었던 업종이 반등을 시작해 다시금 미국 기반산업에 대한 투자에 불을 붙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오일 앤드 가스 ETF는 최근 1개월 새 31.94%(10일 기준)의 고수익을 올렸다. 백신 개발 진전으로 코로나19 국면 종식에 따른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ETF 가격은 여전히 연초 대비 -34.8% 수준으로 낮게 형성돼 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등 교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모이면서 항공주도 반등세가 뚜렷하다.
글로벌 항공산업에 투자하는 U.S. 글로벌 제트 ETF는 최근 1개월 새 18.72% 반등했다. 미국 항공·방위산업에 분산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U.S. 에어로스페이스 앤드 디펜스 ETF 역시 같은 기간 7.79%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두 ETF는 모두 연초 대비 -26.40%, -12.30% 수준으로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다.
내년 중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은행주도 꿈틀대고 있다. 나스닥 상장 은행주에 투자하는 ETF인 인베스코 KBW 뱅크 ETF는 현재 연초 대비 가격이 -13.4%로 낮게 형성돼 있지만 최근 1개월 새 3.01%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국내 해외 주식 직구족 사이에서 11월 이후 미국 주식 투자 트렌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국내 해외 주식 직구족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 1~5위는 테슬라,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 그리고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INVSC QQQ S1' ETF 순이었다. 이른바 'FAANG'로 일컬어지는 언택트 기술주도 꾸준히 높은 순위에 들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서학개미들이 이 같은 기술주 투자를 다소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모양새다. 부동의 순매수 1위 테슬
제약주, 전기차 등 성장성이 돋보이는 일부 신사업 업종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주식 상당수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