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경기 빌라 껑충…경매시장도 `후끈`

수도권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경기도 빌라 가격까지 껑충 뛰었다.
전세난이 확산하면서 아파트 전셋값과 매매가가 덩달아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매매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뛴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도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지난 8월 3466건, 9월 3898건, 10월 4901건으로 매달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은 아직 신고 기한(30일)이 20일가량이나 남았지만 매매 건수가 3332건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서울·수도권의 전세 품귀로 전셋값이 뛰자 전세 수요 일부가 주택 매수로 돌아선 영향으로 분석한다.
올해 경기도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30대 이하 젊은 층의 '패닉바잉(공황매수)'이 거셌던 지난 6월 662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와 공급 대책 발표로 7월(5016건)과 8월(3466건) 줄어들었지만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경기도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증가는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함께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수도권 전세난이 확산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도에 빌라라도 마련하고 보자는 젊은 층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 3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선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해 전세를 끼고 적은 자본으로 집을 마련하는 '갭투자'를 막았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 2법 등으로 전세 매물이 대폭 줄어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값이 워낙 많이 오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내년에도 집값이 꺾이지 않는 한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7·10 부동산 대책에서는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를 대폭 손질하면서도 다세대주택, 빌라, 원룸, 오피스텔 등은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투자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함께 몰리며 덩달아 가격도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연립주택의 평균 매매가(1억8048만원)는 1억8000만원을 돌파했다.
경기도 빌라에 부는 '풍선효과'는 법원경매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진행된 경기도 빌라 법원경매의 낙찰률(62.0%), 낙찰가율(101.6%), 평균 응찰자 수(7.3명)는 2018년 이래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에 있는 다세대주택인 양지수아트빌 전용면적 43.1㎡는 낙찰가(8억1266만원)가 감정가(1억8500만원)의 4.4배에 달했다. 경기 부천시 심곡동에 위치한 다세대주택인 현대빌리지7차 전용 74㎡에는 응찰자 20명이 몰렸다.
[권한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