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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LG전자는 전날에 비해 1.26% 오른 9만62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13% 오르며 종가 기준으로 연고점(9만6100원·10월 7일)을 넘어섰다. LG전자 주가는 2018년 5월 이후 10만원 밑으로 떨어져 회복하지 못했다.
LG전자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각각 898억원, 665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12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 9위, 기관 순매수 상위 4위 종목이 LG전자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집중 순매도했던 지난 8일 LG전자는 두 투자가의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
양대 투자가들이 이처럼 LG전자에 주목하는 것은 그동안 부진했던 사업 부문인 차량 전장부품과 휴대폰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LG전자 사업 부문은 냉장고 등 생활가전(H&A), TV 등 홈엔터테인먼트(HE), MC, VS 등으로 나뉜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 비중은 H&A 부문이 38%로 가장 높고, 이어 HE(20%) MC(9%) VS(9%) 순이다. 코로나19로 '집콕' 가전 수요가 늘어나며 H&A, HE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MC, VS 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각각 5927억원, 36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MC 부문 조직 개편으로 제조자개발생산(ODM) 비중을 확대하며 원가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내년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이후 판매가 부진할 경주 스마트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변화를 예상하며 이는 MC 사업 적자 축소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전장 사업부 수주 잔액의 40~50%는 미국 자동차 기업 GM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GM의 전기차(EV) 프로젝트가 내년 하반기에 전기 픽업트럭 허머 EV를 시작으로 본격화한다"며 "주 고객의 전기차 출시가 본격화하는 만큼 전장 사업부 매출액이 늘어나고 손익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주가 수준이 경쟁 업체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1년 주당순이익(EPS) 기준 LG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0배, 0.9배다. 삼성전자(PER 13배·PBR 1.6배), 미국 애플(PER 28.8배·PBR 46.4배), 중국 하이얼(PER 18.9배·PBR 3배)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란 설명이다. 주 연구원은 "최근 6년간 2017년과 2018년을 제외하고 PBR 1배를 넘지 못했다"면서 "2017년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84% 늘어난 2조4000억원을 달성하며 주가가 PBR 1.4배까지 재평가됐는데 PBR 1배 미만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LG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4조원 이상으로 추정한 증권사도 등장했다. 메리츠증권은 4조530억원으로 전망했다. LG전자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 컨센서스는 각각 62조5
목표주가를 올리는 증권사도 늘어나고 있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9만5000원)보다 13% 올린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 연구원은 "내년 VS 성장성과 수익성이 부각되고, 가전 프리미엄화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