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장기업 중 공모가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박셀바이오였다.
공모가가 3만원이었던 박셀바이오는 이날 13만700원에 마감해 335.7%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발 중인 항암면역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치솟은 박셀바이오는 최근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해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 코스피 종목 중에는 SK바이오팜이 공모가 대비 250% 상승률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공모가 4만9000원에 출발한 SK바이오팜의 8일 종가는 17만1500원이었다.
올해 신규 상장사 52곳 중 17곳은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서 형성됐다. 상승률 톱10 기업 중에는 6개사의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였다.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기업들이 이후로도 주가 상승률이 좋았다는 증거다. 예외적으로 상승률 1위를 기록 중인 박셀바이오는 시초가가 2만7000원으로 공모가(3만원)보다 낮게 형성됐다. 공모기업 52곳 중 현재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기업은 비비씨 등 10곳, 시초가 아래로 내려와 있는 기업은 32곳이나 된다.
올해 IPO 시장은 청약 광풍을 몰고 온 SK바이오팜 상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SK바이오팜이 7월 2일 상장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상반기와 하반기의 온도차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1~6월 상장기업은 3월 6일에 상장한 서울바이오시스를 포함해 10개사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52곳 중 42곳이 하반기에 몰렸다. 특히 코로나19 충격파가 가장 컸던 3월 16일~5월 22일 두 달 넘게 단 한 기업도 상장을 시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장을 추진하던 7개 기업이 상장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이 예정대로 상장을 추진하고 좋은 성과를 내자 상장 시점을 저울질하던 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효과'로 3분기에는 상장기업 수와 공모금액 면에서 최근 5년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올 3분기에만 28개 기업(리츠 제외)이 신규 상장했고 공모금액만 약 3조1968억원이었다. IPO와 관련된 각종 기록도 올해 모두 새롭게 쓰였다. 코스피 역대 최고 경쟁률은 지난 7일 상장한 명신산업이 기록했다. 명신산업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은 1476.64대1로 11월 교촌에프앤비가 기록한 종전 최고 기록(1318대1)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청약증거금도 올 9월 상장한 카카오게임즈가 58조5542억원으로 1위, 10월 상장한 빅히트가 58조4236억원으로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IPO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 배정 공모주 물량 확대로 대어급 업체의 공모 청약 참여도가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김기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