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 1100.8원보다 3.8원 오른 1097.0원에 장을 마쳤다. 달러당 원화값이 1000원대로 진입한 것은 2년6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역외 투자자가 대량 매도 주문을 내면서 원화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 은행 딜러는 "역외에서 매도 물량이 나왔는데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무게감이 있었다"며 "수급 요인으로 원화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1100원대는 당국 의지가 담겨 있는 레벨인데 실수요가 있으니 원화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외적으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영향이 원화 강세(달러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민주당)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일(현지시간) 양당 의원이 제시한 9080억달러 규모 부양책 시행안을 토대로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코로나19 위험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낮은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시중에 풀린 달러 유동성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달러 약세 요인이다.
대내적으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으로 달러 약세가 깔려 있는 데다가 한국 수출지표 개선과 외국인의 반도체 투자 등으로 원화 자산 재평가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당국도 특정 레벨을 방어하기보다 원화값 급등락이나 쏠림 현상을 막는 데 방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우선 코앞으로 닥친 연말 결산 실적에서 원화 환산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감소한다.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전통 제조업은 급격히 오른 원화값에 따른 충격이 더 크다. 한 수출기업 관계자는 "현장에서 보는 임계점은 달러당 1100원 선"이라며 "연말 결산도 결산이지만 내년 실적과 경영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를 넘어 내년 경영계획 전반에 차질이 생긴다는 뜻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수출 실적 50만달러 이상 801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 26.7%가 내년 경영 환경에 영향을 미칠 이슈로 환율 변동을 꼽았다. 이들의 내년 사업계획 환율
[한우람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