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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투자은행(IB) 업계에는 한앤컴퍼니가 포트폴리오 기업인 한온시스템을 내년 M&A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르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인수 계약을 체결한 시점(2014년 12월)부터 만 6년이 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기업 인수 5년이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돌입하는 경향이 있다.
한앤컴퍼니 자회사 한앤코오토홀딩스는 당시 한국타이어와 손잡고 한라비스테온공조(한온시스템 전신) 지분 69.99%를 약 3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한앤컴퍼니 지분이 50.5%, 한국타이어 몫이 19.49%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한온시스템 자회사로 세계 3위 자동차 부품회사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 사업부문을 편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기업 가치를 높여왔다. 2대 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지닌 우선매수권이 내년 6월 만료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부분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에 대해 우선매수권 외에 동반매도참여권도 갖고 있다. 1·2대 주주인 양사가 주주총회 등으로 한온시스템 운영 방안에 대해 지속 논의해온 만큼, 매각에 대해서도 협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M&A 시장에서는 한온시스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시스템과 첨단 전장의 발열 때문에 내연기관차보다 정밀한 열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온시스템은 최근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 현대차, 포르쉐, 벤츠 전기차에 납품 중이다. 친환경차 납품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1196억원을 기록했다.
한온시스템이 매물로 나오면 내년 국내 M&A 시장에서 가장 큰 빅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한온시스템의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1조2000억~1조3000억원으로 예상하는데, 여기에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당시 적용된 EBITDA 배수와 같은 10배수를 적용하면 기업가치(EV)가 12조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좀 다른 각도에서 보더라도 현재 8조8000억원을 넘나드는 시가총액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할 때 한온시스템 EV는 최소 1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처럼 높은 몸값으로 인해 IB 전문가들은 한온시스템이 국내에서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힘들 것으로 본다. 딜 사이즈가 만만치 않은 데다, 인수 과정에서 자칫 국내 완성차 업체와 불편한 관계를 맺게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한온시스템 M&A는 해외 자동차 메이커와 자동차 부품사, 정보기술(IT) 기업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딜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근래 들어 자동차의 IT기기화가 가속화하면서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이 부품사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와 (주)LG는 2018년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기업 ZKW 지분 100%를 1조4000억원가량에 인수했으며, 테슬라는 배터리 제조사에 조립 기업까지 품에 안으며 자체 생산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했을 때 실제 거래가 진행되는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자동차 판매량이 언제 정상화할지 불투명한 데다 매물 실사도
[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