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M의 음악 제작·판매, 엔터테인먼트 사업과의 합병을 통해 기업 가치 하락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카카오가 웹툰, 웹소설, 음악 등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계열사 한 곳으로 모으겠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콘텐츠 왕국'을 건설 중인 카카오의 행보에 관련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더욱 쏠릴 전망이다.
2일 투자은행(IB)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계열사들의 IPO 전략 중 하나로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IPO를 상당 기간 준비한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M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카카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카카오M과의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계열사 간 교통 정리가 어느 정도 됐고 최종 결정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IPO 속도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PO를 준비해온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상반기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주관사로 뽑은 뒤 상장을 준비해 왔다. 2019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카카오페이지의 매출액은 2570억원, 영업이익은 306억원이었다. 카카오M의 실적을 단순히 더할 경우 합산 매출액은 6100억원, 영업이익은 500억원가량으로 불어나게 된다.
IPO를 앞둔 카카오페이지는 내부적으로 5조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M은 지난해 3월 앵커에쿼티파트너스를 주주로 맞이하며 약 1조7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약 7조원의 가치가 점쳐지는 콘텐츠 회사가 등장하는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합병 법인이 출범한 이후에도 상장 실무는 기존 주관사들이 챙기게 된다"며 "덩치가 커진 만큼 해외 세일즈를 위해 외국계 투자은행(IB) 몇 군데가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합병 추진은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구글은 내년 10월부터 애플리케이션 마켓 '플레이스토어'에서 배포되는 모든 앱에 자사의 콘텐츠 결제 통행세(인앱결제 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지 입장에선 결제되는 웹툰·웹소설 거래의 약 30%를 구글에 수수료로 지불해야 해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카카오 입장에선 두 계열사를 합병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유인이 충분한 것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두 회사를 합병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위기"라며 "다음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M 모두에 이로운 방향이며 '콘텐츠 플랫폼'을 통합한다는 의미도 있
[강두순 기자 / 오대석 기자 / 강우석 기자 / 강영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