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원정 개미들이 일본 주식에도 주목하고 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26억2630만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일본 주식 거래대금(17억6160만달러)에 비해 49%나 증가한 수치다. 또 2018년과 지난해 일본 증시에서 순매도한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서는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투자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시차 없이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기본 거래 단위가 100주라는 제도적 한계 때문에 일본 주식에 대해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면서 "일본 주식 거래금액이 전체 해외 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하지만 그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1일 일본 도쿄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는 전 거래일 대비 1.3% 상승한 2만6787.54에 거래를 마쳤다. 버블 붕괴 이후 최고치를 다시 쓴 닛케이225가 연일 오르는 모양새다. 닛케이225는 지난달 24일 2만6165.59에 거래를 마쳐 29년 반 만에 최고치를 돌파했다. 이후 27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닛케이225는 1989년 12월 3만8000 선까지 치솟았지만 장기 하락기를 거친 바 있다.
내년에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경기민감주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 연구원은 "백신 보급이 시작되고 코로나19 3차 확산세가 잦아들기 시작하는 2021년은 게임 콘텐츠와 같은 비대면 소비 수혜주에 비해 경기순환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공장 자동화 관련주 외에도 니덱 등 전기차 부품주, 후지쓰 등 5세대(5G) 통신장비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일본 증시에서 '언택트(비대면)' 기업에 가장 많이 주목했다. 게임, 인터넷 등 언택트 기업 중에 익숙한 곳이 많은 데다 이들 기업이 코로나19 '집콕' 수혜주로 꼽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순매수 상위 5위권 중 4곳이 게임 업체다.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게임 업체를 자회사로 둔 반다이남코 홀딩스가 일본 증시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투자자들은 반다이남코 홀딩스 주식을 1억7689만달러어치 샀다. 같은 게임 업체인 가도카와 드왕고(1억3804만달러)가 3위, 코나미(1억1193만달러)가 4위를 차지했다.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는 세가새미홀딩스(6979만달러)가 그다음으로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QR코드 결제 등 핀테크 업체인 Z홀딩스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들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일본 증시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 연구원은 "미국에서 조 바이든이 당선되면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11월 일본 증시가 상승했는데,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다른 선진국 대비 일본 증시가 좋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관론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