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송은 미국 현지 15개 호텔을 안방보험에서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으며 소송 가액은 58억달러(약 6조4200억원)에 달한다. 미래에셋그룹은 1심 재판에서 승소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해외 투자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냈고 투자은행(IB)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Court of Chancery)은 전날(현지시간) 안방보험이 미래에셋그룹에 호텔 인수 계약을 이행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미래에셋그룹은 안방보험에 이미 지급한 계약금을 반환해 달라고 소송을 다시 걸었는데 이 또한 미래에셋그룹이 완승했다. 미국 호텔 15곳의 인수가액은 58억달러로 미래에셋그룹은 계약금(인수가 10%)으로 5억8000만달러(약 6417억원)를 지급한 상태였다. 미래에셋대우 한 곳이 지급한 계약금만 4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미래에셋그룹 또한 사력을 다해 소송전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이 7280억원이었다.
1심 재판부는 미래에셋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 취소는 물론 이미 지급한 계약금과 함께 거래 비용, 소송 비용까지 모두 지급하라는 판결이었다. 미래에셋그룹이 이번 소송에서 완승을 거둔 셈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이번 계약에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캐피탈이 참여한 만큼 그룹 전체 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동원한 결과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올해 4월 17일에 종결될 예정이었으나 안방보험이 소유권 분쟁 사항을 숨기고 거래하는 등 거래 종결을 위한 선결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미래에셋은 매매계약서에 따라 채무불이행 통지를 보냈고 안방보험이 15일 내에 계약 위반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자 5월 3일 매매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해 이날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전일 대비 6.54% 상승해 1만100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이번 판결로 미래에셋그룹은 2003년 홍콩 법인 설립 이후로 축적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하면서 IB 사업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올해 2000억원을 들여 아마존 물류센터를 매입한 것은 물론 지난해 프랑스 마중가타워(4460억원) 등에 투자하면서 적극적인 대체투자 발굴에 나섰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오피스 빌딩 공실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안정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위기를 헤쳐 나갔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는 부동산 분야에서 자본 대비 익스포저 비중이 23%에 그친다. 이는 국내 8대 대형사 평균 익스포저 비중이 같은 기간 68%였던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는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해외 법인이 벌어들인 세전순익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