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현안질의에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내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밝힌 가운데, 야권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전세대책에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이유와 관련해 "2021년과 2022년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데, 그 이유는 5년 전에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파트는 빵과 달리 공사기간이 길기 때문에 본인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뜻일 것"이라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정부정책이 체계적이어야 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줄곧 망각하고 계신 듯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설사 아파트가 빵이라 하더라도 지금의 정부방향이 시정돼야 할 필요성을 가리지는 않는다"며 "오후에 가도 신선한 빵이 있다면, 그러니까 인기 있는 빵집에 인기 있는 빵이 오후에도 퇴근시간에도 항상 구비돼 있다면 아침부터 빵집 앞에 아우성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니 목 좋은 도심에 빵집 내겠다는 사람, 새로 빵집 인테리어 바꾸고 기계도 바꿔 신세대가 좋아하는 빵을 만들겠다는 사람을 막지 말라"며 "각자 좋아하는 빵이 다른데 신도시에 빵집 많이 지으니 안심하라고 우기지도 말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에 "정부는 건설업자가 아니다. 누가 정부더러 아파트를 직접 만들라고 했나"라며 "그러니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아파트가 아니라 아파트정책을 만들어라"라며 "정부는 아파트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아파트정책을 만드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면, 아파트는 시장에서 공급자가 만드는 것"이라며 "시장경제에서 정부가 아파트 만드는 데 직접 나서는 경우는 전월세 살 돈도 없는 저소득층의 주거복지를 해결하는 경우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도 아파트정책을 만들긴 했다. 그것도 3년반 동안 무려 24회나 만들었다"며 "그런데 이 정책들이 실패해서 미친 집값, 미친 전월세 대란을 초래하고 내집마련의 사다리를 끊어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철저하게 무능한 이 정부가 아파트정책에 실패해놓고 이제 와서 정책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죄없는 아파트를 빵이 아니라고 탓하니 국민들 속을 또 뒤집어놓는다"며 "3년반 동안 아파트 공급정책은 하나도 안해놓고 지금 와서 이런 소리를 하는가"라고 힐난했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교수 역시 김현미 장관을 겨냥해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딴나라 발언' 시
그는 "아파트 전세가 부족하니 다세대 임대 빌라도 좋다며 아파트의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식과 똑같다"면서 "결국 마리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의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된다"고 비판했다.
[최현주 기자 hyunjoo226@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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