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쇼핑시즌이 다가온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강화되면서 택배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택배상자를 만드는 소위 '골판지주'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30일 증시에서 대영포장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영풍제지는 전거래일보다 12.79% 오른 6260원에 마감했고 태림포장은 25% 오른 7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한창제지(14%), 신풍제지(12.89%), 대양제지(11.17%), 아세아제지(9.2%), 무림페이퍼(8.22%) 등도 급등세를 보였다.
골판지주 폭등 배경에는 수요와 공급 양측 모두에서 이유가 있다. 우선 수요측면에서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택배나 배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쇼핑시즌이 겹치면서 온라인 쇼핑도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택배 증가로 골판지 수요가 급증하는데 골핀지 공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7월 환경부의 폐지 수입 신고제 시행 이후 폐지 수입량이 줄어 골판지의 재료가 되는 폐지 수급이 어려워졌다. 폐지 수입 신고제 시행 이후 골판지 원지를 만드는 데 쓰이는 폐지의 월간 수입량이 6월 4만8000t 에서 7월 3만1500t으로 34%나 급감했다. 환경부가 신고제를 시행한 이유는 "이물질 등에 오염된 폐지가 국내에 반입돼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였다.
여기에 지난달 국내 골판지원지 생산량의 약 7%를 차지하는 안산의 한 제지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재료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택배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감소를 위해 택배 상자에 구멍을 내 손잡이를 만들도록 하는 등 조치를 취한 점도 골판지 수요를 증가시켰다. 손잡이를 설치하기 위해 고강도로 설계하다 보니 종이 소비가 늘었다는 것이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측은 부족한 골판지 원지는 수입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일본으로부터 골판지원지 480t을 내년 1월 중순께 수입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모자란 원지 규모 3만8000t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어서 베트남에 월 4000t 규모의 수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지난 26일 대형 택배·유통기업에 '골판지상자 수급 균형 붕괴 우려와 협조 요청' 안내문을 보내 "공급난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 요인을 연동해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가격 인상을 예고한 것이다.
[김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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