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재확산 속 글로벌 시장이 '포스트 코로나'를 향하면서 '경제 박사' 구리 시세가 7년여 만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추가 상승 여력이 점쳐지면서 구리 관련 기업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되는 한국·미국 뉴욕증시 투자자들이 서둘러 움직이는 분위기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내년 1월물)는 1파운드 당 3.36달러, 올해 12월 물은 3.34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 2013년1월 12일(3.44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 선물 가격이 오르면서 뉴욕증시에서는 호주 소재 글로벌 광산업체 리오 틴토 주가가 70달러를 향하면서 지난 2011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고, 구리 시세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CPER)도 지난 201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구리 선물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ETF인 삼성KODEX구리선물 3개월 수익률이 11.88%로 두 자릿수를 보이고 있다. 개별 종목으로는 LS주가가 지난 8월 27일 이후 3개월 새 50%이상 올랐다. 풍산과 서원 등 구리 관련 업체 주가도 오름세다.
월가 원자재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구리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뉴욕 소재 제프리스 투자은행(IB)의 크리스토퍼 라페미나 연구원은 지난 24일 투자 메모를 통해 "오는 2027년 구리 값 전망치를 기존 4달러에서 4.5달러로 상향한다"면서 "내년부터 전세계 시장에서 구리 수요가 내년부터 공급을 상당히 초과할 것이며 앞으로 7~8년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리 광산 하나가 개발 후 실제 사용허가를 받아 채굴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7년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 예상이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실물 경제 회복 수요가 구리 가격 상승 배경이다. 구리는 경제 흐름을 짚어주는 '구리 박사(Dr.Copper)'로 통한다. 건설부터 장비, 인프라, 운송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만큼 경기와 밀접한 원자재라는 이유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전세계 구리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내년 수요가 5% 늘어날 것"이라면서 "중국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수요 증가도 구리 값 단기 상승세를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2030년을 즈음해 관련 구리 수요가 2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프리스의 라페미나 연구원은 "올해 재생에너지 분야의 구리 수요가 99만7000톤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2030년에는 190만톤으로 약 2배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례로 해상 풍력 발전소를 통해 전기 1메가와트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구리가 15톤 필요하고, 태양광과 육상 풍력발전소인 경우는 5톤 필요하다.
전기차(EV) 부문에서도 구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전기차 부문 구리 수요가 지난 10월까지를 기준으로 전체 구리 수요의 2.4%에 불과했지만 내년 이후로는 9.4%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프리스 증권도 전기차와 전기 배터리 충전소 용도 등 전기차 분야 구리 수요가 올해 170킬로톤이지만 2025년을 전후해 눈에 띄게 늘어 오는 2030년에는 1.7메가톤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유럽은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라 화석에너지·내연기관 차로부터의 졸업을 선언한 상태다. 석탄 발전의 경우 오는 2022년 프랑스, 2023년 포르투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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