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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
27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은 0.61% 상승률을 보이며, 지난주(0.53%)보다 상승률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대부분 지역이 상승했는데 광진구(0.99%), 강남구(0.90%), 송파구(0.88%), 구로구(0.86%), 양천구(0.84%)의 상승세가 가팔랐고, 하락 지역은 없었다.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도 김포와 파주 등의 상승으로 전주대비 0.40%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임대차 3법으로 기존 세입자들의 재계약이 늘고, 재건축·초고가 주택 거주 요건 강화로 집주인들의 자가 거주 수요가 늘어났다"며 "전세 시장에 새로 공급되는 유통 물량이 줄다 보니, 신규 진입자들의 매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19일에 발표된 정부의 전세 대책은 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아파트 전세 수요가 급증하는 마당에 정부가 '호텔 전세' 같이 기상천외한 방안을 내놓으며 시장의 불안감만 키웠다.
실수요자들의 반응은 한층 더 거칠다. '집값 정상화 시민행동' 카페의 한 회원은 "임신을 한 상태에서도 투잡을 했고, 미용실도 몇년에 한번 갈 정도로 돈을 아꼈다"며 "그런데 왜 집한채 없는 신세에 앞으로도 평생 집을 살 수 없을것만 같을까"라고 토로했다. 이어 "집값 하락론을 10년째 외치는 남편 때문에 수없이 매물을 알아봐도 소용이 없었다"며 "2년전 부터 집문제로 불면증이 왔는데 최근에 치솟는 집값 때문에 더 심해져버렸다. 이렇게 평생 남의 집만 전전하는건 아닐지 술로 매일 잠을 청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KB부동산이 내놓은 수치는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수치와 크게 차이나 정부 통계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지는 상황이다. 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전세값은 서울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15% 올랐고, 수도권(0.26%→0.25%)은 오히려 지난주 대비 상승 폭이 소폭 낮아졌다. KB부동산과 감정원의 서울 전세값 상승률 차이가 3배 이상 나는 것이다.
감정원과 KB의 전세값 변동률 격차는 유독 최근, 그리고 서울에서만 극심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13년 10월 첫째주 KB 서울 주간 변동률은 0.4%, 감정원 변동률은 0.37%로 비슷했다. 이를 두고 감정원이 전국 아파트의 극히 일부분인 9400호만을 대상으로 통계를 작성해 전체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주간 아파트 가격이 10주 연속 0.1% 상승하는데 그쳤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신뢰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등에 관한 품질진단을 하는 통계청은 국가통계위원회 통계정책분과위원회를 열고 통계 개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표본 수를 확대·개편하는 방안, 주간 상승률을 집계하되 매주 그 수치를 알리는 대신 월간 통계를 발표할 때 주간 수치도 함께 제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며 "국토교통부와 감정원, 여타 전문가들과 함께 부동산 통계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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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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