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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11월 26일(15: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미생물 진단 업체 '퀀타매트릭스'가 코스닥 상장에 다시 도전한다. 지난 9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지 약 두 달 여 만이다. 진단 시장의 본고장인 유럽에 납품을 성사시키며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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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타매트릭스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권성훈 대표가 2010년 설립했다. 그는 2004년 UC버클리에서 생체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에 들어와 교수 생활을 하며 '항균제 감수성 검사 시간을 줄이는 기술'에 관한 논문을 썼다. 반도체 공정기술에 쓰이던 미세유체 제어기술을 응용한 것이었다. 이것은 퀀타매트릭스의 혁신 제품인 '디라스트(dRAST)’의 근간이 되었다.
디라스트는 항생제 감수성을 검사하는 제품이다. 항생제 감수성 검사는 패혈증 감염 원인균 치료 효과가 높은 최적의 항생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디라스트는 기존 검사 제품에 비해 2일 빨리 검사 결과를 제공한다.
현재 디라스트는 서울대병원과 충남대병원에 도입됐다. 그 외 국내 상급종합병원 4곳과 유럽 10여 곳의 의료 기관에서도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2022년을 목표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인증 역시 추진하고 있다.
권 대표는 "기존 검사방식은 이틀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의료진 입장에서 응급 환자에게 그동안의 경험에 의존해 항생제를 처방해 왔다"며 "디라스트는 정제배양 절차를 없애 검사시간의 총합을 기존 제품 대비 10분의 1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패혈증은 혈액에서 자란 세균이 전신에 염증을 유발하는 병을 통칭한다. 항생제를 빠르게 투입하지 않으면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고, 심한 경우 쇼크사에 이를 수 있다. 최근엔 슈퍼박테리아를 비롯해 항생제 내성균이 등장하면서, 기존 항생제 효과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감염된 균에 적합한 항생제를 발빠르게 찾는 것이 중요해진 이유다.
패혈증은 발병 후 30일 이내 사망률이 20~30%에 달하고, 미국에서만 매년 65조원의 높은 사회적 비용이 쓰이고 있다. 다른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도 직접적인 사인이 패혈증인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권 대표는 "디라스트는 기존 검사 제품을 대체하는 제품이 아닌, 검사실에서 타사 제품과 함께 사용하는 콘셉트"라며 "신속 제품 개발이 더뎌 의료기관 측의 갈증이 컸던지라, 저희에게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패혈증 솔루션 시장 규모를 약 14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시장 사이즈는 크지만 신제품 개발 속도는 더딘 편으로 평가받는다. 기술적인 장벽이 높은 탓이 크다. 전세계에서 관련 제품 생산에 특화된 회사는 엑셀러레이트 다이애그노스틱스(Accelerate Diagnostics·AXDX)사의 ’페노(Pheno)’와 퀀타매트릭스 두 곳 뿐이다. 26일 기준 AXDX의 시가총액은 약 4억6500만달러(약 5100억원) 정도였다.
퀀타매트릭스는 공모 자금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비(R&D)로 사용할 계획이다. 일부 자금은 설비, 기자재 구입 등으로도 쓰일 예정이다.
권 대표는 "상장으로 조달한 공모 자금으로 유럽 현지 법인의 인력을 확충하고 해외 영업, 마케팅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디라스트를 시작으로 항결핵제 감수성 검사 장비 등 후속 제품도 선보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퀀타매트릭스는 기술특례 상장으로 총 170만7000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9700~2만5500원 사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435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 26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오는 30일부터 이틀동안
퀀타매트릭스는 이번 공모를 전액 신주 발행으로 진행한다. R&D와 설비 투자를 늘려, 향후 급증할 것이라 점쳐지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대주주인 미국 에즈라 자선신탁(Ezrah Charitable Trust) 역시 회사 행보를 지지하며 장기 보호예수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