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처음으로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매일경제신문은 개인·기관 자금을 받아서 운용하는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의 시장 분석과 내년 상반기까지의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인터뷰에 응한 5명의 CIO는 내년 코스피가 2600을 넘어 2900~3000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상무는 "미래형 산업의 성장과 기존 제조업의 회복이 맞물린다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지수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엔 코스피 3000 돌파도 도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 상무는 "내년에는 올해 주도주에서 소외됐던 제조업이 정상적으로 복구될 것"이라며 "전(全) 산업 회복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도 기업 실적 개선에 주목하며 코스피 2900포인트를 예상했다. 심 상무는 "내년 국내 증시는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의 전환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재고 재축적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기업의 수출과 기업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상무도 바닥난 미국의 제조업, 유통 재고가 한국 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코스피가 2900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 상무는 "미국의 소매 재고율이 120%까지 떨어졌는데 역사상 200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생산하는 화학 제품이나 내구제, 자동차, 옷 등의 주문이 늘어나면서 경기 민감주가 이미 수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재고 재축적(리스톡킹·Inventory restocking)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와 관련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태우 한화자산운용 상무도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친환경 산업 투자 증가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29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상무는 "내년 하반기까지 기업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가가 선행한다고 보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올해는 정보기술(IT)주가 국내외에서 성장주로 주목을 받았다. 반면 전통 제조업과 경기민감주는 가치주로 묶이며 홀대를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명의 CIO는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되는 내년에는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반도체·자동차·조선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 상무는 "올해는 시중 유동성에 힘입어 성장주 위주로 시장이 반등했는데 내년에는 백신 유통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안정되고 국가 간 거래도 어느 정도 회복된다고 가정한다면 올해 소외됐던 국내 제조업에 대한 관심이 복구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성장성이 부각됐던 언택트와 친환경 테마 외 자동차, 조선, 기계류, 철강 등 전통적인 제조업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심효섭 상무도 "이제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을 눈여겨봐야 할 때"라며 "특히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시대를 맞아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을 국내 업체가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주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관심을 가져볼 만한다고 밝혔다. 민 상무는 "내년에는 대부분 업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특히 반도체, 자동차 업종이 좋을 것"이라며 "올해 부진했던 항공, 조선업종도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심재환 상무는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IT, 자동차, 화학 업종이 유망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송 상무는 전기차 밸류체인과 미국에서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다는 점에서 친환경 산업에 주목했다.
CIO들은 시장 전망을 밝게 보면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심재환 상무는 "과도
[문지웅 기자 / 추동훈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