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사상 최고 ◆
코스피가 23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반면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고 수수료가 저렴한 상장지수펀드(ETF)는 내년에 코스피가 3000까지 갈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시중 자금이 더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일주일 설정액은 8161억원 감소했다. 범위를 최근 한 달로 넓히면 자금 순유출액은 9339억원으로 늘어난다. 올 들어 이달 19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순유출액은 15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돈이 계속 빠지고 있지만 국내 주식형 ETF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19일 기준으로 최근 일주일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은 1455억원 증가했다. 한 달간 늘어난 설정액만 8004억원에 이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펀드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본다"며 "내년 이후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ETF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투자가 대세가 된 상황에서 매수·환매에 시간이 걸리는 펀드보다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ETF의 장점이 더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대비 ETF 일평균 거래대금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이 비율은 26.7%였지만 지난달에는 34.5%까지 증가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ETF에 대한 쏠림 현상이 굉장히 두드러지는 만큼 코스피 고점 돌파에 따라 펀드보다는 ETF에 대한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며 "앞서 증시 변동성 확대로 레버리지나 인버스 등 변동성 관련 ETF에 자금이 몰렸다면 4분기 이후에는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로 코스피 전반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수혜를 보는 섹터 ETF에 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최근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수익률도 굉장히 좋게 나온다"며 "패시브(인덱스) 상품이 대부분인 ETF보다는 액티브 펀드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ETF로 지수 대비 추가 수익을 기대한다면 액티브 ETF도 대안으로 꼽힌다. 지수만 추종하는 기존 ETF 상식을 뛰어넘는 상품으로 ETF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올해 들어 액티브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액티브 ETF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에서 출시된 250여 개 ETF 중 절반이 액티브형이었다"며 "국내에서도 액티브 ETF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적 제도가 마련된다면 내년에는 상품 출시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지웅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