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부세 고지서 공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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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이 상승하며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한층 커지고 있다. 심지어 앞으로 몇 년간 종부세 부담을 합하면 증여세를 넘는 경우도 많아 자식에게 증여하는 빈도도 부쩍 늘었다. 사진은 3.3㎡당 1억원을 돌파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이승환 기자] |
A씨는 "2017년부터 집값이 치솟자 강 건너편 옥수동에서 신축을 하나 구매했다. 9억3000만원 정도였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70%까지 나와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들이 대학을 졸업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옥수동 집을 팔든, 증여하든 해서 아들의 신혼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행복한 고민도 잠시 A씨에게 종합부동산세란 역습이 찾아왔다. 2017년에는 두 집의 보유세 합계가 803만원이었는데 2018년은 970만원, 작년에는 1679만원으로 껑충 뛴 것이다. 올해 재산세 고지서는 2743만원이 날아왔다. 더 겁나는 건 앞으로다. 그의 종부세 부담은 내년 7322만원, 2023년 8592만원, 2025년 9616만원에 달하게 된다.
A씨는 "앞으로 올라갈 종부세를 감당할 수 없어 이제는 한 채를 정리하려고 한다"며 "양도소득세도 세고 증여세도 마찬가지로 강화돼 양도해야 할지, 증여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보유세 부담이 대폭 늘어나면서 차라리 생각이 깔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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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앞으로도 계속 이 집에 살 건데 5년만 더 살아도 보유세를 4억원을 더 내게 된다"며 "그럴 바에는 비슷한 금액으로 아들에게 물려주는 게 여러모로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옥수동 집을 현 시세인 16억원에 매도하면 A씨 아들이 따로 내야 하는 취득세가 1억9840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아들이 집을 소유한 기간에 시세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 취득세를 물어도 시세차익이 더 클 것이란 게 A씨의 계산이다. 집을 팔았다가 그 집값이 확 오를 때 받을 스트레스를 상상하면 아들이 집을 갖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비단 A씨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주택 증여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2018년 11만1864건이었는데, 올해는 10월까지 누적으로만 11만9249건으로 연간 주택 증여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것이다. 특히 강남 3구에서 부동산 증여 바람이 거셌다. 지난해 연간 서초구 1510건, 강남구 1543건, 송파구 1318건이었던 주택 증여 건수가 올해 10월 누적 서초구 2117건, 강남구 2396건, 송파구 2644건으로 최대 두 배가량 크게 늘었다.
다만 이는 지역적으로 강남에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올해 종부세 납부자는 전년(59만5000명) 대비 22% 늘어난 73만명에 달한다. 강남을 제외하고 웬만한 마용성(마포·성동·용산) 아파트와 최근 집값이 급등한 부산, 대구 등도 해당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지방을 나눠서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으면 집을 파는 순서를 조절해 절세할 수 있지만 서울 고가 주택을 두 채 이상 가진 경우에는 증여가 사실상 유일한
[김태준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