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미래금융디자인부는 내년 이후 적용될 점포 전략으로 VG(Value Group)를 선정하고 그 중심이 되는 지점 117곳을 최근 선발했다. VG는 기존 점포 전략 중 하나였던 TG(함께하는 그룹)에서 '함께 또는 같이'라는 개념을 따 '가치'라는 말로 바꾸면서 나왔다.
VG는 기존 TG 전략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면서 보다 공격적인 점포 '슬림화' 전략을 핵심으로 한다. 기존 TG는 지방 거점 점포(65곳)를 중심으로 2~6곳의 지점들을 묶어서 관리했지만 VG는 전국 지점별 총량(개인·기업 여·수신 합계) 기준으로 상위 117곳을 따로 선정해 이들을 중심으로 5~6곳의 점포를 묶는 작업이다.
새 VG장 선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 117곳 중에서도 상위 VG는 기존 본부장들이 맡고, 일반 VG는 올 연말 인사 때 새로 임명된다. 이를 위해 이 은행 인사부는 지난주부터 전국 지점장들에게 사내 공모를 진행했고 최근 신청자 접수를 마감했다. VG장은 지점장보다는 높고 임원보다는 낮은 직책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전국 VG 내에 한 곳씩만 남기겠다는 것"이라며 "비대면 활성화로 점포 정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VG는 현재 점포(840곳)의 14% 수준인 117곳이다. 이에 따라 올 연말 인사도 대규모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에서 올 12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3명), 부행장보(10명)는 모두 13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VG장 인사까지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점포 전략은 2016년부터 유행한 시중은행들의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과 유사하다. 허브 앤드 스포크는 바퀴의 중심축(허브)을 바탕으로 바큇살(스포크)이 펼쳐진 것처럼 지역별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중소형 점포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형성한다는 뜻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거점 점포에 가면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관리, 퇴직연금, 집단대출, 중소기업이나 상속 업무 등을 한꺼번에 상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금융지주 내에 증권·보험사 계열사가 없어 개인 고객의 종합자산관리에서 다른 은행보다 불리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도 지점 수는 하나은행(674곳)보다도 많다. 우리은행의 올 3분기까지 누적 판매관리비는 2조4270억원으로, 신한(2조2259억원)·하나은행(2조870억원)보다 더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노조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도 높다.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당초 VG 전략은 10월에 발표하려 했는데 노조 반대로 2개월 미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마이너스통장 대출상품 최고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