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을 통틀어 최대 규모(시총 기준) 기업의 지수 편입이 결정되면서 S&P500을 따르는 전 세계 11조2000억달러(약 1경2395조400억원) 규모 자산 시장도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나온다. 지수 추종 펀드만 보면 테슬라 편입 소식에 따라 510억달러(약 56조4264억원)의 자금 이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시장 추산이다. 테슬라는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 매수 1위 종목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전기자동차(EV) 제조업체 테슬라가 S&P500에 편입될 것이며 12월 21일부로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 마감 후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3.19% 오른 461.92달러에 거래되는 식으로 매수가 몰려 눈길을 끌었다. 본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0% 떨어진 408.09달러에 마감했지만 올해 기준 주가는 387.74% 뛰었다.
지수 편입이 이뤄지면 S&P500을 추종하는 펀드 자금이 대거 유입된다. 다우존스S&P500지수 위원회는 "현재 해당 지수를 따르는 자산이 11조2000억달러 규모이고 지수 추종 펀드(인덱스펀드)만 보면 4조6000억달러 규모"라면서 "테슬라 편입이 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테슬라를 한 번에 편입시킬지, 두 번에 걸쳐 편입시킬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테슬라 편입은 기업 시총 기준 최근 10년 새 가장 큰 규모다. 16일 기준 테슬라 시총은 3868억2900만달러(약 427조8329억원)다. S&P500에 편입되면 지수 내 기업들 중 시총 상위 5%에 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수 내 주요 기업은 애플(시총 2조500억달러)·마이크로소프트(1조6400억달러)·아마존(1조5700억달러) 등 정보기술(IT) 공룡이다.
로이터통신은 S&P500 내 테슬라 비중은 1%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인덱스펀드만 해도 510억달러 규모의 자산 재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덱스펀드들이 다른 자산을 팔고 테슬라 주식을 사들이면 테슬라 주가가 오르고 다른 자산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시장은 테슬라의 주가 상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99년 11월 30일 S&P500 편입 발표가 전해진 야후는 발표 후부터 12월 7일까지 거래일 7일 새 주가가 64% 뛰었다.
다만 지수에 편입된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 오히려 떨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 9월 4일 위원회가 테슬라가 아닌 엣시와 테라다인을 S&P500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는데 이후 다음 거래일인 9월 8일 엣시는 1.32%, 테라다인은 4.06% 하락했다. 한편 에릭 고든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오늘 시간 외 테슬라 주가 급등은 개인투자자들이 실제 편입 전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것을 시사한다"면서 "지수를 보고 투자하는 보수적 투자자들의 안 좋은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EV 시장 경쟁 격화 리스크도 있다. 테슬라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폭스바겐 등 기존 내연기관차들의 EV 공략과 더불어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말 자동차 산업 '완전 독립'을 선언했고 뉴욕증시에서 니오·리오토·샤오펑 등 중국 EV 3형제 주가가 최근 폭등했다.
다만 테슬라는 탄소배출권 판매에 기댄 실적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5분기 연속 흑자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