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16일 개장과 함께 2500선을 돌파한 뒤 2540선까지 치솟았다.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16포인트(1.97%) 오른 2543.03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8.19포인트(0.98%) 상승한 847.33에 마감됐다.
이날 코스피는 0.54% 오른 2507.46으로 시작한 뒤 상승폭을 키워 나갔다.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가 증시를 주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91%와 9.25% 상승했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올해 4분기에는 부진하겠지만, 내년부터 회복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 덕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반도체 기업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반도체 회복 전망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사흘 연속 200명 이상을 기록한 악재도 힘을 쓰지 못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3명 늘어 누적 2만8769명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6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재생산지수는 1.12로, 1.1이 넘은 상황"이라며 "다양한 단기예측을 보면 현재 수준에서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지 않으면 2주나 4주 후에 (일 신규 확진자가) 300명에서 400명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6일동안 100만명 넘게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상황 악화가 힘을 쓰지 못하는 배경에는 지난주 나온 백신·치료제 개발 관련 긍정적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화이자가 바이오앤테크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이 90% 이상이라는 임상 3상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미 식품의약국(FDA)이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내줘 코로나19 극복 기대감을 높였다.
역내포괄정경제동반자협정(RCEP)문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참여국 정상들이 15개 서명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첫 발을 내디딘 점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 및 협정문 서명식에서 "코로나로 인한 세계적 위기 속에도 거대 경제공동체를 출범시켜 보호무역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며 "RCEP으로 상호 협력을 촉진해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주요 업종은 대체로 상승했다. 증권과 전기·전자가 4% 넘게 올랐고, 운수창고, 의료정밀, 건설업도 3% 내외로 상승했다. 반면 화학, 기계, 전기가스업, 기계 등은 하락했다.
투자 주체 별로는 외국인이 464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는 가운데, 기관과 개인은 각각 2762억원어치와 1610억원어치를 팔았다. 프로그램 매매는 1054억원 매도 우위였다.
시가총액
이날 코스피에서 550개 종목이 올랐고 275개 종목이 내렸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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