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된 일자리의 평균 퇴직 연령이 40대 후반으로 은퇴가 빨라지는 추세인 가운데 인구구조 고령화가 가계부채 문제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 자산도 없고 소득 절벽까지 직면한 고령층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은퇴 연령인 60대의 1인당 평균 가계대출 보유액은 8673만원, 70대 이상은 7804만원으로 파악됐다. 사회초년생으로 분류하는 20대의 경우 1인당 평균 가계대출은 3349만원으로, 60대와 70대가 그 2배를 웃돌았다.
올 6월말 기준 가계대출 보유 차주는 1956만명, 가계대출 보유 규모는 1674조4000억원으로, 이중 고연령 차주의 비중은 18.6%(60대 13.3%, 70대 이상 5.3%)였다. 이들이 보유한 가계대출 금액은 60대가 225조5000억원, 70대가 80조8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18.3%를 차지했다. 가계대출을 보유한 5명중 1명이 60대 이상 고령층인 셈이다.
가계대출을 보유한 고연령 차주의 비중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가계대출 보유 차주 중 고연령 차주의 비중은 2016년말 15.4%에서 올해 6월말 18.6%로 3.2%포인트 증가했다. 가계대출 보유 금액 기준으로도 60대 이상에서 같은 기간 16.3%에서 18.3%로 늘었다.
여기에 베이붐 세대가 60대에 진입해 통계에 속속 합류하면 신규 차입과 무관하게 고연령 차주의 가계대출 증가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2019년 60대로 유입된 1959년생 차주의 가계대출 보유액 35조7000억원으로 2014년 59세에서 60대로 유입된 차주(1954년생)의 가계대출 보유액 20조6000억원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를 볼 때 향후 보유 부동산이 없고 소득 절벽을 마주한 60대 이상 가계대출 차주에서 빚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자녀에게 빚 상환 부담이 전가될 수도 있어 빚의 도미노 전가도 우려된다. 보유 부동산이 있어도 소득이 없는 고연령 차주 역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고연령 차주의 경우 통상 금리가 높은 상호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을 차입하는 비중이 타 업권 대비 높은 점도 빚 상환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 6월말 기준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보유 차주의 34.4%는 60대 이상 고연령이며, 이들 차주는 상호금융업권 가계대출 금액의 34.3%를 보유했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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