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 |
10일 반도건설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 9일 진행된 '반도건설 50주년 사사 발간 기념 사내행사'에서 퇴임 의사를 밝혔다. 권 회장은 행사에서 "사사를 통해 지난 50년을 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함께 고생해준 임직원 및 관계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새로운 시대에는 전문성을 갖춘 새 인물이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권 회장은 "지난 6월 조직개편 후 사업부문별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으로 조직이 안착되고 경영실적도 호전되고 있다"며 "100년 기업, 세계 속의 반도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각 대표가 책임감을 가지고 회사를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 각 대표의 역량을 믿고 경영일선에서 퇴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지난 7월 계열사인 반도홀딩스, 반도건설, 반도종합개발의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며 전문경영인들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조기 안착됨에 따라 퇴임 적기로 판단한 것 같다"라며 "이후 각 사업부문별 전문경영인 체제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퇴임 후 권 회장은 반도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재단을 통해 지역 문화사업과 장학사업, 소외계층 돕기 지원사업 등에 나설 계획이다. 반도문화재단은 반도건설이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전시회 및 문화강좌 등을 통한 문화 대중화에 힘쓰고 있으며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권 회장은 1944년 경북 의성에서 8남매의 일곱째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야간으로 다니며 낮에는 학비를 벌고 밤에는 학업을 이어 나갔다. 동아대 건축학과에 입학해 낮에는 건축사무소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설계일을 배우고, 밤에는 대학 강의를 들었다.
권 회장은 1970년 5월 개인회사를 설립하고 30실 규모의 하숙집을 짓는 일을 시작했다. 반도건설 50년 역사가 시작된 순간이. 그는 직접 자재를 옮기며 현장을 누볐다. 부산지역 건설현장에서는 그를 '권 기사'라 부르며 "부지런하고 성실한 권 기사가 지은 집은 튼튼해서 믿을 수 있다"고 호평했다.
이같은 명성을 얻으며 반도건설은 부산지역의 실력 있는 건설회사로 성장해 나갔다. 1979년 반도건설의 첫 아파트 프로젝트로 부산진구 초읍동에 40세대 규모의 '초읍반도아파트'를 건설하며 본격적인 공동주택 사업에 진출했다.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한 반도건설은 1000세대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1999년까지 부산·경남지역 대표 건설사로 거듭났다.
반도건설은 1999년 IMF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지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경기도 의왕 내손택지지구에서 1326세대 규모의'의왕 반도보라빌리지'를 성공적으로 분양하며 수도권에 첫 진출했으며 이후 동탄신도시, 김포한강, 인천 청라지구, 세종, 평택, 원주, 의정부, 남양주 다산 등 수도권 신도시에서 연이은 분양성공을 기록하며 '유보라'브랜드의 명성을 이어갔다.
권 회장은 23~24대 건설협회장을 역임하며 적극적인 협회활동으로 국내 건설업 발전에 공헌하기도 했다. 아파트 발코니 개조 합법화 등 업계 제도 개선에 앞장섰으며,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진출을 위해 베트남·이집트·아랍에미리트 등에 직접 나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2011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 중동 자체개발사업인 '두바이 유보라타워'를 준공하며, 중동지역 대한민국 소유 건축물 1호를 기록했다. 토지매입에서 시행 및 시공에 이르기까지 국내 기술력을 총동원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지난 1월에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건설시장에 진
권 회장은 반도건설을 50년 동안 이끌며 주택사업 뿐만 아니라 건축, 토목, 해외개발, 국가기반시설공사, 복합건물, 브랜드상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로 탈바꿈시켰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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