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심화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집값도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중저가 주택 매매로 돌아서면서 전국 집값도 함께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는 모든 규제지역의 주택 거래에서 자금조달계획서와 그 증빙자료까지 모두 제출하도록 규정이 강화됐는데, 그 전주에 주택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6.17 부동산 대책 직후 수준으로 올랐고, 김포는 갭투자 수요에 주간 상승률이 2%에 육박하는 등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첫주(11월 2일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값이 0.17% 상승해 전주(0.13%)대비 오름폭이 커졌다.
이번 주 상승률은 올해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넷째주(0.22%)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전세수급 불안으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중저가 주택 매수로 전환하면서 전국적으로 집값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는 것 같다"며 "다만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증가한 수요가 중대형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2% 올라 최근 10주 연속으로 0.01%를 유지하다 결국 상승 폭을 키웠다.
중랑구는 이번 주 0.08% 올라 2018년 10월 첫째 주(0.10%)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서울 자치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원구와 강북구가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3%로 상승 폭을 키웠고, 관악구가 지난주와 같이 0.03% 올라 상승률 상위 4개 구에 들었다.
강남 3구는 매수·매도 모두 관망세를 보이며 강남(-0.01%)·서초(0.00%)·송파구(0.01%) 모두 지난주와 같은 변동률을 보였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0.15% 올라 전주(0.11%)대비 상승 폭이 커졌다. 이는 7.13 대책 직전인 7월 둘째 주(0.16%) 이후 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경기도도 0.23% 상승해 4개월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번 주 경기도에서는 비규제 지역으로 남은 김포시의 아파트값이 1.94%나 폭등했다. 역시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파주시(0.37%)와 고양 덕양구(0.37%), 용인 기흥구(0.28%) 등도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인천도 이번 주 0.15% 올라 지난주(0.12%)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지방 아파트값은 이번 주 0.23% 올라 감정원이 이 통계를 취합해 발표한 2012년 6월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을 기록했다.
부산이 지난주 0.30%에서 이번 주 0.37%로, 대구가 0.26%에서 0.30%로, 대전이 0.24%에서 0.41%로 각각 올랐고, 울산은 0.27%로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은 0.24%에서 0.25%로, 충남은 0.17%에서 0.23%로, 전북은 0.09%에서 0.15% 각각 올라 전주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전세난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번 주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23% 올라 전주 대비 0.01%포인트 올랐다. 60주 연속 상승이다.
서울은 0.10%에서 0.12%로 오름폭을 키워 70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서울에서는 강남4구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송파(0.21%)·서초(0.20%)·강남(0.19%)·강동구(0.18%)가 상승률 상위 1∼4위에 오르며 새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8월 초 급등기 상승률에 근접했다.
강남권 다음으로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마포구(0.15%), 용산구(0.12%), 성동구(0.07%)뿐 아니라 동작구(0.17%), 관악·금천·성북구(0.11%) 등도 대체로 오름폭을 키웠다.
경기(0.24%)와 인천(0.48%)은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방도 0.21%에서 0.23%로 상승 폭이 커졌다.
세종의 전셋값은 지난주 1.24%에서 이번 주 1.26%로 상승 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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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은 "저금리, 계약갱신청구권, 청약 대기 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과 가을철 이사 수요의 영향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하는 가운데 학군과 역세권 주요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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