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방만경영 ◆
1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금융감독원 직원 10명 중 2명이 '무보직자'로 있다는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그만큼 금감원 인력이 비효율적으로 운용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금융사에서 '감독 서비스' 대가로 걷는 감독분담금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금융사가 내는 비용만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1~3급 무보직자 가운데 39명이 인적자원개발실 소속이다. 이 가운데 별다른 보직 없이 인적자원개발실 소속으로만 분류된 인원이 25명이다. 이들은 외부 기관으로 파견을 나가거나 다음 인사를 기다리는 사실상 '대기 인력'이다. 이 밖에 금융교육국(23명), 감독총괄국(18명), 금융소비자보호감독국(15명) 등에 1~3급 무보직자가 배치돼 있다. 여신금융검사국(14명), 상호금융검사국(11명), 손해보험검사국(11명) 등 현업에도 적지 않은 인원이 분포돼 있다.
금감원 1·2급 직원은 팀장 이상 직위, 3급은 팀장 직위만 부여받는다. 직원 급여도 직위와 직급이 상승하면 많아지는 구조다. 2018년 기준 직급별 평균 연봉은 1급 1억3600만원, 2급 1억1800만원, 3급 1억500만원, 4급 7900만원이다. 1급 직원이 4급 직원의 2배에 가까운 급여를 받는 셈이다.
감사원은 2017년 "금감원이 상위 직급자를 과다하게 운영해 조직 업무 효율이 저하되고 인건비 상승으로 감독분담금이 증가했다"며 "이는 그대로 민간 금융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감원이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사에서 걷는 분담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 감독 수수료 명목으로 금융사에서 돈을 걷는데, 예산의 70%에 달한다. 금감원이 금융사에서 받은 분담금은 2015년 2363억원에서 올해 2788억원으로 5년 만에 약 18% 늘었다. 2015년 이후 매년 적게는 0.5%에서 많게는 18%까지 분담금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인건비는 2000억원 안팎으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인력 운용의 비효율성을 해결하는 대신 정원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