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의 중개업소 전경.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어 물건을 소개하는 외부게시판 상당수가 공란 이었다. [김호영 기자] |
1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9월(187.0)보다 4.1포인트 오른 191.1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8월 193.7을 기록한 이후 19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중개업소 설문조사를 통해 추출한다. 1∼200 사이 숫자로 나타내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계약 갱신 사례가 늘면서 전세 매물 출회가 줄어드는 데다 저금리 현상이 장기화하며 월세 전환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대차법 시행일(7월 31일) 이전에도 전세 수급은 어려웠지만 최근 '기록적인' 전세난은 임대차법 이후 더 뚜렷이 관찰된다. 전세수급지수는 1∼4월 150선에서 상승하다가 5월 160을 기록한 후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8월에는 180.5로 껑충 뛰었다. 서울 전셋값(1.35%)은 최근 3개월 연속 1%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또한 지난달 전월 대비 0.96% 상승했다. 성남 중원구(2.68%), 광명(2.00%) 등이 높게 상승했다. 주요 광역시도 상승폭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대구, 대전, 울산, 부산, 광주까지 모두 상승했다.
이 같은 전세가격 폭등은 전세 거래 부진과 맞물린 현상이다. KB전세거래지수는 7월 26.4를 기록한 뒤 8월(19.1), 9월(15.3), 10월(14.1) 연속 내리막을 탔다. 임대차법 이후로 거래가 더 얼어붙은 것으로, 전세 매물이 충분하다는 정부 주장과 배치된다. 이 지수는 0~200에서 움직이는데 0에 가까울수록 거래가 부진하다는 의미다. 최근 KB는 매주 조사해 내놓던 이 지수를 돌연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는데, 매일경제가 이를 보도한 이후 통계를 되살린 바 있다. 일각에선 정부 외압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주 안으로는 전세난 대책을 발표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정부가 공공임대아파트나 지분적
실제 정부는 공공분양 물량을 임대로 전환해 공급하는 방안이 전세 대책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준 기자 / 양연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