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멕시코에서 4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30일 삼성엔지니어링은 자사 멕시코법인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국영석유회사인 페멕스의 자회사인 PTI-ID로부터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패키지 2, 3의 EPC(설계·조달·시공) 2단계에 대한 수주통보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 금액은 4조1000억원(약 36억5000만달러)으로, 지난해부터 수행 중인 기본설계와 초기 업무 금액까지 합하면 약 4조5000억원(39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회사 측은 "단일 프로젝트로는 창사 이래 최대 수주액"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6개 패키지 중 디젤 수첨 탈황설비 등 2개의 EPC를 맡는다. 공사 기간은 39개월이다. 하루 34만배럴의 원유생산설비를 건설하는 이 프로젝트는 원유생산국임에도 정제시설 부족으로 석유를 수입하는 멕시코에서 국가적 이목이 쏠린 사업이다. 이번 수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 잔액은 약 16조원으로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메가톤급 수주에 힘입어 급등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0일 전날보다 12.98% 오른 1만1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수주 소식에 주가가 장중 한때 20% 이상 치솟기도 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10억달러)의 EPC 전환 물량을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고 현대건설 등과 경쟁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자프라 가스처리시설(15억달러) 수주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이겨낸 3분기 실적도 주가 급등의 발판이 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날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이 1조60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01억
삼성엔지니어링의 대형 수주에도 불구하고 아직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이 축소되고 전체적으로 유가 반등과 해외 수주 분위기 반전이 있어야 주가도 의미 있는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권한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