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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차법 시행 후 서울 아파트 3억원대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있다. 사진은 30일 미아뉴타운 벽산라이브파크 인근 공인중개소 앞을 행인이 지나고 있다. 전셋값이 뛰자 더 외곽쪽인 월계, 석계, 노원까지 가야 겨우 3억원대 매물을 구할 수 있는 실정이다. [이승환 기자] |
이같이 신혼부부들이 원하는 '3억원대 20평' 전세매물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신규 전세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중저가 위주로 전세가가 폭등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억원대 중반이었던 가양9단지 전세 매물을 잡기 위해 최근 무려 9개팀이 몰린 것도 '2억~3억원대 매물'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당분간 이 같은 전세가 상승기조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어서 예비 신혼부부들의 고충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30일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만 해도 2억원 중후반대였던 강북구 벽산라이브파크 전용 59㎡ 전세가는 현재 최대 4억~4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 7월 31일 이후 3개월 만에 1억원 이상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1500여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 세입자가 계약개신을 청구하는 바람에 20평대 전세 매물이 1~2개 밖에 안나오는 실정"이라며 "집주인은 4년치 전세를 한꺼번에 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대폭 호가를 높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옆단지인 SK북한산시티 전용 59㎡ 은 올해 초만 해도 3억원 초반대에 전세가 거래됐는데 최근엔 연이어 4억원대 전세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서울 동북권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인 현상이다. 서대문구 홍제원현대 전용 59㎡ 전세는 지난 3개월새 1억원 가량 뛰어 4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구로구 구로주공1차, 동작구 신대방우성1차, 관악구 관악현대, 강동구 삼익그린맨션2차 20평대도 1000가구 이상 대단지에다가 3억원대 매물이 있어서 신혼부부들이 주로 찾곤 했는데, 현재는 20평대 전세 매물이 모두 4억원 이상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실제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엔 뛰는 서울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때문에 결혼까지 미뤘다는 청원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3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결혼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며 "그마저도 나오는 전세집이 거의 없어 부르는게 값이 돼버렸습니다"고 적었다.
만일 1억원의 자금이 있는 신혼부부가 2억원 전세자금대출을 받고 연초 가격인 3억원 전세매물로 들어갔다면, 2억원까지는 서울시 이자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어 1%대 초반만 부담하니 이자비용은 2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다가 각종 관리비 등을 더하면 약 35만~40만원이 한 달 주거비용이 된다.
하지만 현재 가격인 4억원을 충당하려면 추가로 1억원에 대해 이자(평균금리 2.5%)를 지불하므로 월평균 20만원 가량이 더 필요해진다. 즉 월 주거비 부담이 55만~6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마저도 4억원 중반대가 되면 대출을 더 받아야하니 주거비 부담이 70만~80만원까지 증가한다. 중소기업에 재직중인 정모씨(31)는 "여자친구와 결혼하면 둘이 합쳐 월급이 500만원선인데 주거비를 월 70만원 이상 쓰면 고작 연 3000만원(월 250만원) 모을수 있다"며 "애를 낳으면 육아휴직으로 수입이 확 줄거나 비용이 급증하는데 부모 도움없이는 도저히 감당이 안돼 출산을 벌써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급등하면서 좌절한 많은 30대들이 결혼과 출산을 보류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의 혼인건수는 올해 1~8월 2만9415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출생아수 역시 올해 1~8월 3만285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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