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여파가 은행권까지 불어 닥치며 토스·핀다 등 핀테크 업체를 통한 비대면 대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지방은행의 경우 자체 모바일 서비스를 통한 대출보다 이런 제휴업체 서비스를 통한 대출 비중이 더 큰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A지방은행의 지난달 비대면 신용대출 중 제휴사를 통해 유입된 비중은 62.8%로 자체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일어난 비중(37.2%)을 압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제휴사 앱을 통해 일어난 비대면 대출 비중이 8.9%였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성장세다. B지방은행은 올해 7월부터 두 곳의 핀테크 업체와 제휴를 맺은 뒤 2달이 된 지난달 이 업체들을 통한 대출 비중이 27%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고객들이 은행 점포 방문을 꺼리고, 다양한 은행의 대출 금리를 한번에 비교하고 싶은 니즈가 겹쳐지며 모바일에서 대출을 비교해주는 핀테크 업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대출비교 서비스 업체인 핀다(FINDA)에 따르면 올해 9월 한 달간 핀다를 통해 발생한 대출액은 연초 대비 45배나 성장했다. 지난해 7월 서비스 앱이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폭발적인 셈이다. 핀다 관계자는 "2030 세대는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기존 브랜드에 얽매임 없이 최적의 상품을 찾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는 점에서 대출비교 서비스가 이런 젊은 세대의 특성을 잘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지방은행은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 확장 기회를 살피면서도 플랫폼이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안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지방은행이 제휴 핀테크 업체에 대출 플랫폼이 종속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출비교 서비스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이 언제든 더 나은 금리에 따라 은행을 바꿀 수 있는 '체리피커'라는 지적도 나온다. C 지방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제휴 업체를 통한 비대면 신용대출액 비중은 11% 수준이었지만 건수 비중은 48%에 달했다. 제휴사를 통한 신용대출은 소액 위주로 실행된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과 오랜 관계를 쌓아온 고객이 아닌 단순한 대출금리 비교를 통해 유입된 고객들로 언제든 상품 비교를 통해 이탈할 수 있는 수요"라고 말했다.
한편 지방은행들이 핀테크 업체와의 적극적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