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청구된 9월 통신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A씨는 평소 월 2만원대의 요금제를 쓰면서 통신비가 할인 되는 신용카드로 1만6000원을 할인 받아 통신비를 월 5000원 정도 납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지원금 2만원을 받게되면서 실 납부금액이 0원이 되자 카드 할인은 같이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달 힘들게 신용카드 실적을 채운 의미가 없어졌다"며 허탈해했다.
정부가 통신비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통신비와 연계된 카드 할인을 못 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통신비 지원은 현재 만 16세 이상 34세 이하와 만 65세 이상 내국인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와 통신사, 카드업계 등 관계부처는 뒤늦게 대안 찾기에 나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통신비 지원에 따른 고객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과기정통부와 통신사, 카드업계 등 관계부처는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는 통신비 지원금에서 카드사 할인이 중복 적용되는 고객들이 주로 해당됐다. 통신비 지원 금액이 적용되면서 신용카드 통신비 할인은 받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2만원대 미만의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면서 통신비 제휴 할인 카드 등을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할인 등으로 통신비 실결제금액이 월 2만원대인 고객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었다.
최근 9월 통신비 고지서를 받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관련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허은아 국민의 힘 의원실에 따르면 통신비 지원 정부 상담센터 개소 이후 총 1만4144건, 일평균 1286건의 상담전화가 수신됐다. 허 의원은 "통신비에는 정부지원, 상품결합, 각종 제휴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며 "잘못된 정책판단으로 국민, 카드사, 통신사, 과기부 모두가통신비 정책의 피해자가 됐다"고 말했다.
대체 방안을 놓고서도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카드사에서 현재 통신비 지원금과 카드 할인이 중복 적용돼 혜택을 받지 못하는 대상자를 일일이 가려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카드사에서는 통신사가 알뜰폰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내놓은 통신비 이월 차감과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도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카드 할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금 지급 취지를 감안해 고객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며 "최선의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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