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닉글로리, 액면가 한도 CB 발행 준비…주주 피해 우려

코스닥 상장사 코닉글로리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전환가액을 액면가(100원)까지 조정할 수 있는 안건을 오는 11월 열릴 임시주주총회에 상정했다. 최근 코닉글로리는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CB 발행을 추진 중임을 밝힌 바 있어 임시 주총 후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전환가액 한도를 액면가까지 설정하면 CB, BW를 인수한 투자자는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에 따라 주가가 하락해도 차익을 볼 가능성이 있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유통주식수가 늘어나 지분 가치 희석 요인이 될 수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닉글로리는 전날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오는 11월 11일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명 변경 및 사업목적 변경, CB·BW의 리픽싱 한도를 조정하는 내용이다.
CB는 상환 대신 발행금액만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다. BW는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채권이다. 리픽싱은 처음 정해진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내려갈 경우 전환가를 낮춰주는 약정이다.
현재 회사 정관을 보면 코닉글로리는 현재 액면총액이 1000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사회 결의로 CB와 BW를 발행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전환가액조정 최저한도를 액면가인 100원까지 낮출 수 있도록 변경할 예정이다.
이 안이 통과될 경우 CB의 전환가액이 2325원(전일 종가)이었다면 주가가 95.7% 폭락해도 전환가액이 100원으로 조정돼 CB, BW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 다만 기존 주주들은 전환되는 주식 수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CB, BW의 전환가액 최저조정 한도를 70%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회사가 액면가까지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는 사채를 발행하려면 코닉글로리처럼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통해 정관을 바꿔야 한다는 조항이 붙는다.
물론 회사 측 역시 신사업 추진, 구조조정 및 경영정상화를 위한 차입금상환, 재무구조 개선, 시설투자, 자산매입, 인수·합병 등을 위해 발행한 CB, BW에만 최저한도가 적용된다는 예외조항을 뒀다. 그러나 현재 회사 측이 추진 중인 CB는 신사업인 게임 퍼블리싱에 투자되는 '신사업 추진' 성격이 크기 때문에 액면가 리픽싱 조항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발행 대상자가 누구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순 있다. 지난 8월 조명제 전 대표이사는 중국계 게임회사 '뮤조이'가 지배하는 '조이 프렌즈(JOY FRIENDS)'와 경영권 및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만약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CB가 발행된다면 오히려 최저한도 리픽싱 조항이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주식 전환 물량이 확대돼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 하지만 이 경우에도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주가 하락이 전제돼야 하고 지분 희석 역시 필연적이어서 손실을 입는 것은 매한가지다.
한편 코닉글로리는 이번 임시 주총에서 사명을 네오리진(NEORIGIN)으로 변경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회사는 뮤조이와 조이포트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을 국내에서 퍼블리싱하고 국내 업체와의 한·중 합작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대부분의 코스닥 상장사들이 최저한도 리픽싱 조항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게임 쪽 신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자금조달이 필요하고, 또 조달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기업과 주주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kissmaycry@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