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문제땐 청약철회 가능…신협도 소비자보호 강화

내년 3월부터 은행과 보험사는 물론 신협,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P2P금융업체)에서 금융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가입 뒤 최대 15일이 지나도 가입을 취소할 수 있다. 금융사가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해 상품을 판매했을 때에는 계약일에서 5년 안에 계약을 해지하면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일은 내년 3월 25일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 대상에는 은행과 보험사, 금융투자업자는 물론 신협과 P2P 금융업체, 대형 대부업체(금융위에 등록한 자산 100억원 이상 업체)가 포함됐다. 이들 금융사에서 대출성·보장성·투자성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자성 상품은 비금전신탁계약과 고난도 펀드, 고난도 금전신탁계약, 고난도 투자일임계약 등이다. 계약 철회 가능 기한은 투자성 상품이 7일, 대출성과 보장성은 각각 14일, 15일 이내다. 단 예금성 상품은 제외다.
계약 뒤 5년 내에 금융사가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해 상품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면 고객이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이명순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수협 외 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보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은행에서 대출을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는 것도 금지된다. 은행 한 곳에서 상품만 바꿨을 뿐인데 소비자에게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기존 대출을 금리가 낮은 다른 대출로 갈아타면서 3년이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은행들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받는 사례가 있었다. 이 때문에 수수료 부담으로 고객이 금리 인상기나 인하기에 적절하게 대출을 갈아타지 못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네이버 등 '빅테크(Bigtech)'가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대리·중개할 때에는 법의 적용을 받는다. 예를 들어 고객에게 대출 조건을 보여주는 '대출비교 서비스'를 네이버가 하기 위해서는 금소법 상의 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현재 대출모집인으로 영업하는 카카오페이도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이명순 국장은 "네이버, 다음 등이 포털서비스라는 이름만으로 법 적용대상은 아니다"라며 "실제 영업 유형에 따라 법 적용대상이면 영업규제 대상"이라고 말했다.
금융상품 '광고'인지 '대리·중개'인지를 구분하는 핵심은 '불특정다수'에게 상품을 알렸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보험상품을 무작위로 한 곳에 모아뒀다면 '광고'이지만, 소비자가 자신의 신용정보를 넣고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는다면 '중개'로 해석할 수 있다.
'네이버 통장'처럼 대리·중개업자나 연계·제휴 서비스업자 등을 부각해 소비자를 헷갈리게 만드는 광고도 금지된다.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네이버통장'으로 광고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미래에셋대우 CMA를 네이버가 만든 상품으로 오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새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