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티파니 |
2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12월물)은 전날보다 1.2% 떨어져 1온스당 1903.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부터 달러화 약세가 두드러짐에도 불구하고 금 가격은 떨어졌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대체재인 금으로 수요가 몰리는 경향과 다른 움직임이다.
앞서 22일 글로벌 금융·상품시장 데이터분석업체인 레피니티브는 '2020년 3분기 금속 시장 보고서'를 내고 내년 금 가격이 평균 1890달러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965달러)보다 낮지만 올해처럼 2000달러를 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레피니티브의 카메론 알렉산더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1년에도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있어 금 시세가 여전히 높겠지만 증가세는 느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품시장에서 안전자산 투자자들과 세계 각국 중앙은행, 귀금속 회사는 금 주요 수요자다.
알렉산더 연구원은 올해 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작년 3배 수준인 1205t으로 급증했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13.03% 늘어난 1362t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19 백신 개발·승인 작업이 빨라지면서 '안전자산'의 투자 수요에 대한 증가 속도가 3배에서 1.13배로 수그러들 것이라는 얘기다.
각국 중앙은행과 귀금속 회사 수요는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각국 중앙은행들 금 수요는 총 312t으로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내년에는 총 385t으로 늘어나겠지만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귀금속 회사의 경우 알렉산더 연구원은 "전세계 금 실수요를 이끄는 아시아 시장에서 귀금속·보석 판매가 내년 회복세를 보이면서 업체들 수요가 9% 늘어나 1447t 정도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올해 귀금속 회사 수요 전망치는 작년보다 31% 적은 1327t이다.
금 관련 상품·선물 시장 전체로 보면 내년 금 투자 수요 둔화에 비해 중앙은행·귀금속 회사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금 가격도 올해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지난 8월 7일 뉴욕상품거래소 선물 시장에서 금(12월물)은 1온스당 2072.50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당시 월가에서는 골드만삭스가 금 값 2300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500~3000달러, RBC가 3000달러를 예상했고 금속 투자를 기피해왔던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금 관련 주식을 사들이는 식으로 추가 상승에 무게를 뒀었다. 다만 이후 금값이 하락하면서 지난달 23일에는 1900달러 선 밑으로 떨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식시장에서는 귀금속 회사 주가가 간만에 올랐다. 23일 한국증시에서 제이에스티나 주식은 전날 보다 4.13% 오른 21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4일 대비로는 5.41%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88%)보다 높았다. 뉴욕증시에서는 23일 티파니 주가가 123.54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 달 24일 대비 6.37%올랐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티파니 인수 협상 중단 선언으로 주가가 지난 달 8일부로 급락해 110달러 선을 맴돌던 것에 비하면 간만의 상승세다. 시그넷주얼러는 하루 새 7.93%올랐다. 한달 새 50.28% 상승해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6.74%)에 뒤지지 않는 분위기다.
그간 고전을 면치 못하던 귀금속 회사 주가가 오른 것은 금 가격이 떨어져 비용 압박이 줄어들고 내년 아시아 시장 수요가 올해보다 늘어나 수익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티파니 등도 주요 소비시장은 중국이다.
다만 귀금속 회사 주식이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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