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옵티머스펀드 의혹 ◆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의 문제점을 인지하고도 적기에 제동을 걸지 못해 약 3개월간 2000억원에 달하는 펀드가 신규로 설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당국 시정 조치가 적기에 내려졌다면 피해 규모를 줄이고 사태 확산을 막을 수 있었는데 당국이 '실기'했다는 지적이다.
23일 정치권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지난 3월 말 금감원에 펀드 현황 자료를 제출했다. 이 자료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사모사채를 펀드 자산에 담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옵티머스를 포함한 10여 곳을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당국이 옵티머스에 대한 이상 신호를 감지한 것이다. 금감원은 4월 22일 옵티머스에 대한 서면검사를 결정했고 6월 들어 현장검사 단계에 돌입했다. 옵티머스가 환매 중단을 선언한 게 그달 18일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금감원이 옵티머스의 상품제안서를 받았기 때문에 해당 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했는데도 판매 중지 등 조치를 적기에 제대로 안 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금감원이 문제를 인식한 후 환매 중단이 이뤄지기까지 3개월간 2370억원의 펀드가 더 팔렸다고 추산했다. 사모사채 편입 사실을 확인하고 옵티머스 펀드 판매 중지 또는 영업정지 등 긴급 조치를 발동했다면 펀드 추가 설정 여지를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옵티머스 펀드의 월별 설정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당 펀드가 주로 만기 6개월짜리 단기투자 펀드이고, 환매가 중단된 금액을 감안하면 월별 투자금을 역산해볼 수 있다. 지난 3년간 1조5797억원어치가 판매된 옵티머스 펀드의 환매 중단 금액은 5151억원으로, 이를 6개월로 나눠보면 월평균 858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옵티머스는 폰지 사기 형태로, 만기가 돌아오면 기존 투자금에 수익을 더한 금액만큼 신규 자금을 설정해 기존 투자자에게 주는 사기였다"며 "당국의 조치가 늦어질수록 피해가 늘어나는 만큼 발 빠른 대처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금감원은 금융사 제재만 내세울 게 아니라 스스로 손 놓고 있었던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측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서면자료 제출을 늦추고 허위 자료를 내는 등 검사 방해 문제가 있어 조치가 지연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 등 야권이 발의한 라임·옵티머스 특검 도입이 성사될 경우 특검 수사 대상에
[진영태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