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옵티머스펀드 의혹 ◆
23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전문 사모운용사에 대한 일제 점검에 들어간 시점은 지난해 12월이다. 금감원은 올해 1월까지 52개 운용사를 점검한 뒤 3월 13일 옵티머스 등을 집중관리대상 금융사로 선정했고, 4월 22일 옵티머스에 대한 서면검사 실시를 확정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3월 21일 금감원에 46개 펀드 자료를 제출했고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사모사채라고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펀드는 자산 중 95% 이상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구성돼야 하기 때문에 이들 펀드의 기초자산이 사모사채로 기록돼 있다면 금감원이 이상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금감원은 서면검사 결정과 개시, 현장검사 결정까지 3개월여 시간을 더 보냈다.
실제 옵티머스에 대한 금감원의 긴급조치는 서면검사를 결정한 이후에도 두 달 이상 더 지체됐다. 금감원은 앞선 중간검사 발표를 통해 4월 22일 서면검사를 결정했고, 일주일 뒤인 29일에 서면검사를 시작했다. 해당 검사는 5월 내내 이어졌으며 6월 12일에서야 옵티머스에 대한 현장검사를 결정했다. 4월과 5월 중에도 월평균 수백억 원어치 펀드가 계속 팔려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긴급한 대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4월 서면검사 과정에서 공공기관 채권이 아닌 잘못된 사모사채가 편입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 있다.
결국 옵티머스는 6월에서야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약 3개월간 2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펀드 피해를 추가로 양산한 셈이다. 앞선 투자자의 만기에 맞춰 뒤에 유입된 투자자의 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의 특성상 시일이 지체될수록 피해 금액은 계속 불어날 수밖에 없다. 당국의 검사와 조치가 지연될수록 피해가 커지는 구조였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는 대부분 6개월 만기 상품으로 매달 800억~900억원 규모가 판매됐다. 3월 말부터 6월 18일 환매 중단 때까지 2500억원어치 안팎으로 팔렸다고 추정된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옵티머스 문제를 인지하고 판매사에 통보해줬다면 4월부터 판매를 중단했을 것"이라며 "금감원 조치가 늦어지면서 피해가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라임 사태와 파생결합펀드(DLF) 사건 등으로 금융사에 대한 내부 통제를 걸고넘어지는 금감원이 자신의 안이한 대처로 화를 키운 점을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조속히 대처하지 못한 금감원 내부 통제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정확히 따져 봐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측은 옵티머스의 검사 방해와 이례적인 불법 행위로 조치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옵티머스가 지난 3월 펀드 관련 자료를 제출했을 때부터 위조된 자료를 금감원에 제출하는 행위로 사태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라임 사태가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운용되던 회사가 일부 문제가 발생하면서 돌려막기 형태의 사기 사태로 비화됐다면 옵티머스는 처음부터 사기였던 상황이어서 금감원도 대처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옵티머스에 대
[진영태 기자 /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