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2030년까지 연금운용기관들의 주식 매도세가 강해질 것이며 이들 기관이 보유한 배당주가 서서히 풀리면서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월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2030년은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5년 사이에 태어난 연령층)가 모두 만 65세 이상 은퇴 연령에 도달하는 시점이다. 연금운용기관은 이들의 연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단계적으로 대량 매도해야 한다. 월가 추정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퇴직연금제도인 확정기여형(DC형) 기업연금 401K가 보유한 기금 3조달러 중 40%가 올해와 2025년, 2030년 세 단계에 걸친 연금 지급에 연동돼 있다.
매도 충격은 연금운용기관의 자산 매각이 단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덜해 보일 수 있다. 다만 '위험 선호' 성향이 짙어 주로 성장주와 파생상품 옵션에 투자하는 젊은 개인투자자들이 안정적인 배당주 위주로 장기 투자를 해온 베이비부머 세대의 배당주 매도 물량을 받아줄 여력이 없다는 게 월가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업체 시타델시큐리티의 조 메케인 책임은 "뉴욕 증시에서 청년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개인투자자 비중이 올해 2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들은 기술주 위주의 변동성 높은 주식과 단기 거래를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부쩍 늘어난 청년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도 배당주보다는 경기 사이클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기술주를 선호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10월 20일 기준 국내 투자자 매수 상위 1~10위에는 배당금을 주지 않는 아마존과 테슬라 외에 주가지수 등락에 베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6위)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10위)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월 배당'을 꿈꾸는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고배당 주식을 사들였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배당주는 기업의 배당금 삭감·지급 중단에 따른 배당 수입 감소와 실물경제 위축·투자 수요 감소에 따른 주가 하락을 동시에 겪고 있다. 21일을 기준으로 배당주로 인기를 끌었던 뉴욕 증시 상장 11개 기업 주식 중 9개 종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나머지 2개 종목은 뉴욕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4.94%)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6.84%)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배당 수익도 줄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셰일오일업체 옥시덴탈페트롤리엄 배당금이 작년 말 대비 올해 95% 줄었다. 주가는 지난달 20일 이후 한 달 새 10.81% 하락했다.
리츠 분야에서는 미국 최대 규모의 쇼핑몰 관리업체 사이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