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9일 기준 MMF 설정액은 150조6273억원에 이른다. MMF 설정액은 8월 14일 151조1071억원을 기록한 후 줄곧 140조원대에 머물다가 10월 16일 두 달 만에 다시 15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1주일 새 MMF에만 13조원이 몰렸다.
MMF는 만기 1년 이내의 국공채나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연 수익률이 1% 안팎으로 높지 않지만 안정적이고,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대기성 부동자금 성격을 지닌다. 저금리 상황에서 증시 불확실성·변동성이 커지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MMF에 쌓인다.
최근 MMF 설정액이 급증한 배경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IPO가 끝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6일 개인투자자 공모주 청약을 받은 빅히트는 8일 청약증거금을 환불해 줬는데, 이후 12~16일 5영업일 동안 13조722억원이 MMF 펀드에 순유입됐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이슈도 박스피 장세와 맞물려 여유자금의 단기 부동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방향성에 대한 의문과 양도세 이슈가 겹쳐 대기자금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일방적으로 우세할 것만 같았던 미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는 것도 국내 자금의 단기 부동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거 결과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 미국 내 여론조사 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에서 맹추격하는 모습을 보여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초단기 채권형 펀드로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초단기 채권형 펀드에는 최근 한 달 새 8227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초단기 채권형 펀드란 만기 3개월 미만의 초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3%에 불과하다. 수익률이 1%대로 극히 낮아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부동자금이 주로 유입된다. 초단기 채권형 펀드에는 연초 이후 1조8626억원의 거금이 몰리면서 현재 설정액은 9조5000억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와 회사채 3년물(AA-등급 기준) 금리는 지난 9월 말 이후 지난 12일까지 각각 79bp, 58bp 급등했다. 금리 반등세에 따라 초단기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입도 급물살을 탔다.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만기가 짧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지웅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