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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 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 양수 계약 공시를 발표했다.
유가증권 상장사의 중요내용공시(영업양수도) 조항에 따라 이날 오전 8시50분부터 9시 30분까지 매매 거래 정지 후 주식이 재개된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4% 가까이 오르다가 이내 3% 약세 전환하는 등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23%(2800원) 떨어진 8만39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은 10조원 대형 딜에 따른 투자 우려가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과잉과 시장 가격의 하락,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탈중국 의지 등이 인텔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철수를 부추겼다고 판단된다"면서 "이미 SK하이닉스의 부채 담보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10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에 재무부담이 적지 않아 단기적으로는 부채 비율에 따른 재무 부담과 시간과 투자에 대한 압박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다만, 장기적으로 판단할 때 2021년 메모리 업황 반전 시기에 맞춰 인텔 메모리 인수 완료와 중국 다렌 공장의 최적화 과정이 끝난다면 큰 폭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인텔 OPM메모리 외부 수주를 받을 경우에는 당장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자체적으로 메모리 생산을 진행해도 늦어도 하반기에는 수익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또한 "이번 인수는 인텔의 낸드 중국 대련 생산시설 약 8만장(80K)과 관련 지식재산권(IP),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기술 경쟁력 등을 즉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SK하이닉스 사업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낸드 사업부가 적자 상황인 것과 달리 인텔 대련 팹은 흑자 기조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부족한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와 컨트롤러 기술 확충 차원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일본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에 4조원대의 지분투자한 이후 또다시 10조원 낸드 사업 투자가 주주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들 수 있으나 그 동안 최대 약점으로 거론돼 왔던 기업형 SSD(eSSD) 분야에서 삼성의 뒤를 잇는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기회를 잡을 수 있어 해볼 만한 베팅"이라며 "확실한 2위 자리를 확보할 수 있게 돼 향후 과잉투자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긍정적, 부정적 요인이 반반이기 때문에 주가는 중립적"이라며 "메모리 산업의 합병이 전개된다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 낸드 플래시(NAND Flash) 사업의 단기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SK하이닉스가 인수 작업을 추진하는 사업은 인텔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과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다. 이번 인텔 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약 20%에 달해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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